사운드를 구현하는 큰 틀은 로킹한 밴드 사운드다. 이를 통해 지향점인 빈티지한 색깔과 로 파이의 질감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대중 앞에 처음으로 내보인 싱글인 '긴 꿈'은 인트로에서 곡으로 넘어가는 부분 등 군데군데의 섹션으로 악기 간의 합을 선보이고, '파도'는 드럼과 기타가 질주하는 밀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 가운데서 특징적인 트랙은 '구르미'이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같은 레이블(붕가붕가레코드) 소속인 실리카겔 김한주의 영향으로 다채로운 신시사이저가 사용돼 세련된 신스 팝을 들려준다.
연주만큼 독특한 것은 이들의 캐릭터다. 혁오가 내면의 독백을 장기하와 얼굴들이 능청스러움을, 10cm가 일상 속의 재치를 보여준다면 이들은 혼성 밴드라는 특별함에 무심한 복고 스타일을 더한다. 가벼운 터치와 선율이 선명한 음악을 들려주지만 중성적 음색을 지닌 황소윤의 보컬이 더해지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호흡 섞인 허스키한 그의 보컬은 곡에 무덤덤함을 첨가해 새소년만의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무신경하면서도 세련된 이 밴드에게는 '힙'하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들은 활동영역을 음악이나 공연으로 제한하지 않고, 이미지나 영상 등을 다루는 '새소년 프로독션'이라는 기획을 통해 '새소년'의 정체성을 잡아간다. 그 중 대중에게 인상을 심은 이번 음반은 자신들이 구상해온 음악세계를 대중에게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신보의 이름인 < 여름깃 >에는 새들이 이전 계절의 헌 깃털을 벗고 가장 아름다운 깃털로 갈아입는다는 뜻이 담겼다. 밴드의 시작을 알리기엔 적격이다.
- 수록곡 -
1.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2. 긴 꿈

3. 여름깃

4. 구르미
5. 파도

6. 새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