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과 남미 혈통의 남성 4명으로 구성된 레드본은 미국에선 이방인 같은 그룹이었다. 레드본은 그러나 백인 침략자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오랫동안 소수민족으로 삶을 연명한 인디언의 억울함과 울분을 거부감 없는 무대매너와 친근한 노래로 분출했다. 이들은 텔레비전에 등장할 때 인디언 복장을 했고, 'Come and get your love'를 노래하면서도 자손대대로 전승된 인디언의 전통춤과 음악도 함께 선보이며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러냈다.
1960년대의 히피 시절에 유행했던 인도 악기 시타르 소리를 기타로 표현한 리프는 'Come and get your love'의 진정성을 대변한다.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가 '진짜' 시타르를 도입해서 사상의 깊이를 흉내 냈지만 기타로 '가짜' 시타르 소리를 낸 레드본의 진정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노래의 뒤를 받쳐주는 현악기는 대중성을 지향하는 레드본의 또 다른 목표지점이다. 이것이 대중음악의 본질이다.
'Come and get your love'는 1995년에 독일 출신의 유로댄스 그룹 리얼 맥코이가 리메이크해서 빌보드 19위를 기록했고 같은 해에 공개한 신디 로퍼의 베스트 음반에는 'Girls just want to have fun'에 주요 멜로디 부분에 샘플링되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금융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으며 2014년도 영화 <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에도 삽입되었다. 이처럼 끈질긴 생명력은 명곡의 조건 중 하나다.
레드본은 1971년에 'Witch Queen of New Orleans'로 21위를 기록했지만 1974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5위를 기록한 'Come and get your love'야 말로 레드본을, 미국 내 인디언을, 미국에 사는 소수민족을, 전 세계에서 억압받고 핍박받는 사람들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