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11)

보컬 : 이승철(Sure Mic), 키보드 : 서영진(Roland Juno 106, DX7 KoRG, casio Electric Piano, Volume Pedal), 베이스 : 정준교(Fender, B.C Rich), 드럼 김성태(Ludwig 11), 기타, 편곡, 프로듀서 : 김태원(Jackson chavel, Fender start, Gibson Respoul Custom, B.C Rich(acoustic), EQ(boss), Chorus, Distortion, Delay, Elcetric volume pedal), 엔지니어 : 송영헌, 사진 : 김찬석, 녹음 : 서울 스튜디오, 기획 백강기(Family Production), 배급 : YBM

부활 최고의 명반. 1인자 자리를 두고 자웅을 겨루던 이지웅(그는 임재범, 손무현 등과 함께 외인부대를 결성했다)을 떠나보낸 김태원은 1집에서 약간의 기미를 보였던 프로그레시브한 세계에 완벽하게 발을 담근다. 그리고 아트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인 키보드로부터 그 역량을 빌려온다. 상투적이고 회고적인 옛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한 세대가 바뀌고 다른 생애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듯한 인상을 만들어낸 '회상1'과 모차르트(V.A. Mozart)의 '레퀴엠(Requiem)'을 편곡한 11분의 대곡 '천국에서'는 바로 키보드의 적절한 효과로 심오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제대로 만들어 낸 예다. 거기에 전작에서 폭풍같이 질주하며 모든 악기를 압도하던 그의 기타는 '회상2'에서 들을 수 있듯이 낮은 톤와 훨씬 부드럽고 간결한 애드립으로 이승철의 보컬을 탁월하게 보좌하고 있으며 영화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의 곡을 리메이크 한 'Jill's theme'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애절함은 기타가 철학을 실어나를 수 있는 최정점의 근사값을 계산해냈다.

하지만 이 앨범 최대 난관은 최고의 명곡 중 하나인 '회상3'의 보컬이다. 현재 하드코어에서 유행하는 그로울링이 어울릴 듯한 김태원의 전성기시절 목소리는 이 슬픈 발라드에 어울리지 않았다. 후에 이승철이 '마지막 콘서트'란 제목으로 개명해 부른 리메이크 곡이 더 뜬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부인을 위해 만들었다는 이 곡을 이승철에게 양보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이유를 차치 한다면 곡의 아쉬움은 더한다. 거기에 '슬픈 사슴'에서의 쥐어짜는 목소리와 불안정한 음정은 곡의 분위기를 흐려놓았다.

이 앨범은 팀의 작품이 아니라 리치 블랙모어(Richie Blackmore)가 있던 시절의 딥퍼플(Deep Purple)이나 레인보우(Rainbow)가 그랬던 것처럼 김태원의 프로젝트팀이 만든 것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승철은 솔로활동을 선언하며 팀을 떠나 아이돌스타가 되었고 김태원은 이후 우리세상의 멤버 홍성석과 게임(Game)이라는 밴드를 결성했다. 부활의 해체를 안타까워한 팬들은 꾸준히 재건운동을 벌였지만 다음의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

1. 회상1(작사·곡 : 김태원)
2. 회상2(작사·곡 : 김태원)
3. 회상3(작사·곡 : 김태원)
4. 2월 7일(작곡 : 김태원)
5. 천국에서(작사·곡 : 김태원)
6. 슬픈 사슴(작사·곡 : 김태원)
7. Jill's theme(작곡 : Ennio Morric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