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 09)

Producer : 부활, 기획 : Family Production, Electric and Acoustic Guitar & Arrangement : 김태원, Vocal : 김재기, Bass : 정준교(기억상실, 그리움 그리운 그림), 남정호(사랑할수록, 소나기, 흑백영화, 흐린비가 내리며는, 별), Drum : 김성태, Piano and Keyboard : 최태완, Background vocal : 김태원, 이현주(01-08-01), Mastering : 김종숙, Assistant Engineer : 이근형, Recording : Mark Cobrin at 킹스튜디오, Mixing : Mark Cobrin at 킹 스튜디오, Computer programming(Demo tape) 백용빈, Album design concept : 서해룡, Photography : 강철희, Cutting at Seoul studio, Art direction by 유영종, Make up : 이현주, Management : 백강기, 배급 : 도레미

모든 부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 앨범은 주지했다시피 작은 하늘의 고 김재기를 삼고초려 끝에 불러들여 만든 역작이다. 앨범제목이 시사하듯, 6년이 지난 뒤 만난 이들의 사운드는 초창기의 패기만만함과 전도양양함, 그리고 실험정신으로 투철했던 모습을 모두 지우고 연륜 있는 음감과 회상조의 노래들, 탄력보다는 중후함에 기댄 기타로 서서히 우리를 인지시킨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김태원이 고등학교시절 만난 소녀의 이야기를 소설과 대비해 교차시킨 '소나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사랑할수록' 등을 듣고 있으면 이들이 록발라드 그룹으로 바뀐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하지만 조 바뀜의 묘미로 우리를 추억에 젖게 하는 '흑백영화', 모처럼 김태원의 회고적인 보컬이 빛을 발하는 '흐린 비가 내리며는', 깔끔한 연주로 이별과 상실의 정서를 표현한 '별'과 고 김재기가 사망한 1993년 8월 11일을 추모한 '01-08-01', 모든 건 잊혀진다는 시간의 무상함을 기타로 표현한 'Loss of memory' 등에서 어떤 신인도 박차고 오를 수 없는 명불허전의 가치를 입증 받는다.

1집의 난폭(?)했던 팝 메탈 사운드가 '별'과 '사랑할수록'에서와 같은 영롱한 사운드로 바뀐 것은 비단 세월의 흐름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김태원의 자세 때문일 것이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시종일관 추억을 노래하는 고 김재기의 목소리에 얹힌 김태원의 개인적 정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뒤로 숨은 것이며 보다 팀의 역할을 단합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개인적인 역량의 표출을 팀안으로 분산시킨 이런 모습은 후의 앨범들에서 더 잘 드러난다.

고 김재기의 사망으로 절치부심하던 김태원은 그의 동생 김재희를 맞아들였다. 그리고 이 앨범은 85만장이라는 높은 판매고로 부활의 부활에 답했다.

1. 소나기(작사·곡 : 김태원)
2. 흑백영화(작사·곡 : 김태원)
3. Loss of memory(작사·곡 : 김태원)
4. 01-08-01(작곡 : 김태원)
5. 사랑할수록(작사·곡 : 김태원)
6. 별(작곡 : 김태원)
7. 흐린 비가 내리며는(작사·곡 : 김태원)
8. 그리움 그리운 그림(작사·곡 : 김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