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음반 커버에 2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수미쌍관을 이루는 'Holy mountain'과 'Holy ground'로는 토속적인 신앙을 표현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닙시 허슬을 추억하는 'Higher'도 존 레전드의 가창에 가스펠이 더해져 기독교적으로 성령이 충만하다. 그의 앨범이 개인적이고 종교적이어도 부담이 없는 이유는 강요 없이 익살스럽고 편한 모습으로 내세우기 때문. 9.11 테러를 기점으로 과거 예명 중 하나였던 아랍 어택을 쓰지 않은 것도 그가 얼마나 여론 지향적인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까지도 아랍권 문화에 거부감이 있는 미국 사회를 고려한다면 대단하면서도 이유 있는 성공이다.
신작에서 보이는 디제이 칼리드의 특징은 데뷔작부터 이어온 화려한 피처링이다. 제이 지, 비욘세, 릴 웨인, 카디 비, 포스트 말론 등 많은 아티스트를 모은 섭외력도 대단하지만 이를 깔끔하고 대중적인 사운드로 버무린 칼리드의 프로듀싱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 건조한 비트 위로 카디 비와 21 새비지의 랩이 살아나는 'Wish wish', 제2의 'I'm the one' 노린 'No brainer', 빅 션이 자아를 돌아보는 'Thank you'가 대표적이다.
'We the best music', 'Another one'을 위시한 음악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디제이 칼리드의 시그니처 사운드는 그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따라서 감상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추모 분위기의 'Higher', 육중한 'Wish wish', 진지함으로 일관하는 'Thank you'가 그 예고 반대로 'Jealous'와 'Just us', 'Holy Ground'처럼 곡과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자존감 부각도 좋지만 노래의 완성도와 무게감을 위해서는 적당 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다양한 뮤지션을 섭외해 힙합 중심의 팝을 말끔하게 구사하는 < Father Of Asahd >는 특별하지만 특징적이지 못하다. 1집부터 11번째 작품까지 게스트 의존적인 작업 양식이 다르지 않지만 그 꾸준한 반복이 오히려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갖가지의 스타일을 한곳에 모아 조화를 이루는 방식에서 칼리드의 대중적 위치와 음악적 능력이 드러난다. 음원으로 즐기는 디제이 칼리드 판 페스티벌이다.
-수록곡-
1. Holy mountain (feat. Buju Banton, Sizzla, Mavado and 070 Shake)
2. Wish wish (feat. Cardi B and 21 Savage)

3. Jealous (feat. Chris Brown, Lil Wayne and Big Sean)
4. Just us (feat. SZA)
5. You stay (feat. Meek Mill, J Barvin, Lil Baby and Jeremih)
6. Celebrate (feat. Travis Scott and Post Malone)
7. Higher (feat. Nipsey Hussle and John Legend)

8. Won't take my soul (feat. Nas and CeeLo Green)
9. Weather the storm (feat. Meek Mill and Lil Baby)
10. Big boy talk (feat. Jeezy and Rick Ross)
11. Freak n you (feat. Lil Wayne and Gunna)
12. Top off (feat. Jay-Z, Future and Beyoncé)

13. No brainer (feat. Justin Bieber, Chance the Rapper and Quavo)
14. Thank you (feat. Big Sean)

15. Holy ground (feat. Buju Ban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