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아이가 지금의 어른이 되어 만났다. 1992년 어린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준 애니메이션 < 알라딘 >이 2019년 5월 24일, 약 30년 만에 실사 영화로 돌아와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7월 첫 주 기준으로 9백만 관객을 코앞에 두고 있으며 2017년 개봉 < 미녀와 야수 >를 추월해 역대 디즈니 실사 영화 관객 수 1위를 기록했다. 7주 차인 지금도 한국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며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그 시절 향수'의 저력이다.
이러한 흥행 성공을 '원작이 좋아서'라고 단언할 수 없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면서 원작의 감동을 놓치지 않은 재해석의 성공, 특히 음악이 한몫한다. 음악 영화 특성상 배우가 연기는 기본이요 춤과 노래에 대한 소화력을 발휘해 생동감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작품은 바로 이 대목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 인어공주 >, < 미녀와 야수 > 등 디즈니 음악을 책임지는 작곡가 앨런 멘켄의 지휘 아래 다듬어지고 새롭게 태어난 곡들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OST 주요 곡들이 국내 음원차트 Top 100에 포진된 것을 보라. 오토 튠을 넣어 현대적이면서 아그라바의 거리를 재현하는 'Arabian nights'가 인트로에 등장하여 기대감을 높이고, 알라딘의 파워풀한 댄스로 웃음을 자아내는 'Friend like me'의 윌 스미스는 프레시 프린스 시절 그루브를 선보여 자신만의 '지니'를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싱어롱 상영관을 요청하게 만든 'Prince Ali', 4DX관으로 발길을 이끈 'A whole new world' 모두 어린 시절을 반추하게 하는 음악이다. 거장 앨런 멘켄의 위력이 새삼 대단하다. 극적인 연출을 돋보여 애니메이션의 생생함은 그대로, 거기에 더해진 화려함이 영화의 포인트다.
영화의 백미는 'Speechless'다. 새롭게 추가된 곡임에도 불구, 국내 음원차트에서 5위 안에 들어 OST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으며 역주행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여자는 술탄이 될 수 없다는 법에 당당히 맞서는 자스민의 마음을 대변하듯 웅장한 현악 편곡에 힘 있는 보컬은 2019년판 'Let it go'이다. 바다, 박지민, 제이플라 등 유명 가수와 유튜버가 커버 영상을 올렸으며 어느덧 올해 최고의 히트작 반열에 올랐다.
향수가 마케팅 키워드라는 것은 지금이 복고의 시대임을 말한다. < 보헤미안 랩소디 >에 이어 영화 OST가 보편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때 그 시절을 함께한 원곡과 비교하며 듣는 것이 유행이다. 동심으로의 회귀, 즉 현실에 지친 어른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아이에게는 판타지를 제공한다. < 알라딘 >의 흥행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