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교체 후 선보이는 새소년의 복귀 작 '심야행'은 타이틀로 적합하지 않다. 우선 연주와 멜로디가 극히 단출하다. 또한 더 뒤틀어버린 보컬의 불편함이 크다. 이들의 음악을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과 음색은 감상의 지대한 진입 장벽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래도 이번 EP < 비적응 >(2020)에는 건질만한 트랙은 있다. 황소윤의 솔로 데뷔 앨범 < So!YoON! >(2019) 만큼 처참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악 스타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진보는 없고 답보 혹은 퇴보의 느낌이다. 로파이(Lo-fi) 사운드와 몽환적인 기운을 내뿜는 노랫말은 새소년의 이미지였고 이는 '힙스러움'이 되어 그들의 인기 비결이 되었다. 이 중심에는 황소윤이 있다. 하지만 전권이 그에게 돌아가며 솔로 프로젝트로 변질되었다는 감상이 크다. 이는 결정적인 단점이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레퍼런스의 잔향이 짙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반대 사례다. 타임 테이블 대로 피제이 하비(PJ Harvey)와 플라시보(Placebo),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가 차례로 오가며, 가깝게는 스네일 메일(Snail Mail)과 사커 마미 (Soccer Mommy)까지 떠오른다. 본인들은 물론 이들과 전혀 관련 없는 음악이라 자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 불편한 기시감을 지우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