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연주력으로 프로그레시브 메탈 최고봉에 오른 드림 시어터가 약 6년 만에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내한공연을 펼쳤다. 팬데믹의 여파로 결렬된 2020년 < Distance Over Time > 콘서트가 < A View From The Top Of The World >(2021) 투어로 3년 만에 착륙한 것이다.
그간 한국 팬들의 열정에 감탄해 온 드림 시어터는 2023년 4월 25일과 26일 다시 한번 뜨겁게 호흡했다. 존 페트루치의 기타와 존 명의 베이스, 조던 루데스의 키보드와 마이크 맨지니의 드럼은 왜 그들이 각 분야 최고수인지 다시금 입증했다.
15번째 정규 음반 < A View From The Top Of World >의 수록곡이 공연 목록 대부분을 채웠다. 멤버들이 직접 아직 드림 시어터를 모르는 초심자들에게 권한 'Ansewering the call'은 톱니바퀴같이 조립되는 연주에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의 철학적 가사를 녹여냈다. 'Sleeping giant' 속 기타와 키보드의 콜 앤 리스폰스는 드림 시어터 사운드의 백미였다.
1994년 작 < Awake >에 수록된 'Caught in a web'은 거미줄과 해골, 미로 등 기묘한 이미지들로 채워진 무대 영상이 기묘했다. 그룹명처럼 스크린 속 영상과 라이브 사운드트랙이 결합한 극영화 체험 같았다. 이들의 최고작으로 불리는 1992년 2집< Images And Worlds >의 대표 명곡 'Pull me under'는 전성기의 재림이었다.
총 3부로 구성된 'A view from the top of the world'는 구스타브 홀스트의 '화성'처럼 웅장한 규모로 시작해 존 명의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구간으로 접어든다. 이후로도 한 편의 교향시처럼 변화무쌍한 이 곡의 주연(主演)은 드러머 마이크 맨지니다. 분위기가 급변하는 곡의 3분의 2 지점부터 철완(鐵腕) 드러밍이 시작된다. 재즈 드러머 버디 리치와 레드 제플린의 존 본 햄, 클래시컬 뮤직을 고루 흡수한 그는 기교와 필링 두루 훌륭한 연주자다.
관중의 다양한 연령층이 눈에 띄었다. 1990년대 전성기를 맞은 밴드인 만큼 당시를 목격했던 40~50대가 중심적이었으나 젊은 팬들의 호응도 상당했다. 초절기교 음악 집단을 향한 경배는 세대 막론 지속되고 있으며 지금도 한국의 많은 학교 밴드가 드림 시어터 커버에 좌절감과 성취감을 함께 맛본다.
드림 시어터는 한 마리 학처럼 고고한 음악 세계를 지켜가고 있다. 굉음에 가린 구도자적 여정은 소리와 가사의 깊이로 발현되고 있다. 현재의 대중음악과 모순되어도 기계처럼 지독한 테크닉 중심이라고 비판받을지언정 대곡과 콘셉트 음반의 명분과 의의는 명징하다. 6년 만에 펼친 내한 공연은 프로그레시브 메탈 지존이 소리로 풀어낸 무아경이었다. 20분 상영 시간의 대서사시 'The count of Tuscany'까지, 앙코르마저 드림 시어터다웠다.
취재: 김성욱, 염동교
리뷰: 염동교
사진: 프라이빗커브(PRIVATE CUR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