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댄스가수가 아닌 로커!' 이제까지 적당히 감추어온 록의 기질을 송두리째 드러낸 문제작이다. 과거부터 해온 메탈을 비롯해 당시 록의 대세였던 얼터너티브 록과 펑크 등 '소란스런' 음악들을 시도했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댄스음악 판을 무거운 록으로 다시 한번 전복을 꾀했다고 할 수 있다. <발해를 꿈꾸며>는 섬세한 얼터너티브 록 기타 간주를 선보였으며 <내 맘이야>는 통렬한 펑크를, <교실이데아>는 크래시의 안흥찬의 걸쭉한 메탈 창법의 도움으로 '하드코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선사한다. 이번 신보의 하드코어가 그의 행보로 볼 때 결코 우연은 아닌 셈.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쉴 새 없는 기타 배킹과 반전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섬뜩함까지 자아낸다.

공격적 X세대의 저항의식을 담아낸 가사는 사운드에 버금가는 충격.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라는 <교실이데아> 노랫말이 웅변하듯 획일화된 제도와 기성가치를 통렬히 고발하고있다. 이제 서태지는 단지 인기가수 아닌 영향력 있는 사회 명사. '문화대통령' '대중음악 역사 바꾸기'와 같은 표현을 기억하는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야기한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