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헤비메탈'의 시작을 알리는 시나위의 역사적인 데뷔 앨범. 그 동안 미답(未踏)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헤비메탈은 이 음반의 출현을 신호탄으로 비로소 가시권 내로 들어왔다. 아직 서구 유명 그룹들에 비해 연주력과 작품 전반의 완성도를 논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후 배태될 많은 그룹들의 '모범 모델'역할이 된 것만으로도 이 음반의 등장가치는 크다.

그와 더불어 장차 한국 헤비메탈 씬을 짊어지게 될 정상급 프론트맨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임재범의 첫 레코딩 작품이라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체크사항이다. 결코 훌륭하지 않은 녹음상태에도 불구하고 여러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소화해 내는 그의 목소리는 당시 한국 록 음악계가 획득한 최고의 성과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후에 외인부대, 아시아나 등 굵직한 밴드들을 거치며 한층 정련될 그의 색깔 있는 보이스는 초창기 시나위의 대표곡이자 많은 인기를 얻었던 '크게 라디오를 켜고', '그대앞에 난 촛불이여라'에서 쉽사리 점검된다.

이외에 1980년대 가요 특유의 서정이 살아 숨쉬는 연주곡 '1월', 앨범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사운드를 뿜어내며 헤비메탈은 '분출의 미학'임을 보이는 '남사당패'등이 필청 트랙이다. 전체적으로 미흡한 감이 없지 않지만 당시의 악조건을 딛고 '국내 최초'가 되고 만 5인의 선각자에 대한 찬사가 따라야 할 음반. 이 앨범의 발표 후 리더 신대철을 제외한 전 팀원의 전격 교체가 감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