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이번 앨범은 연대기인 <1962-1966>(레드), <1967-1970>(블루),
먼저 'I Want To Hold Your Hand', 'She Loves You' 'Help!', 'We Can Work It Out', 'All You Need Is Love' 등 13곡은 영국과 미국의 팬들이 이구동성으로 환영했던 곡들이다. 또한 'Can't Buy Me Love', 'A Hard Days Night', 'Paperback Writer' 'Hello Goodbye', 'Hey Jude' 같은 곡들은 타이밍에 약간 달랐던 영국과 미국에서 거의 같은 날짜에 발표되어 양국의 차트 정상에 동시 등극했다. 영미를 포괄하는 비틀마니아를 웅변하는 곡들인 셈이다.
그러나 두 나라간에 차이를 보인 곡도 많아 영국에서 1962년 발표되었던 첫 싱글 'Love Me Do'는 영국인들 사이에서 반응이 시원찮았던 반면 2년여가 흐른 뒤 미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또 'Eight Days A Week'와 'Yesterday' 두 곡은 아예 미국에서만 단독으로 발표되어 1위를 기록했다. 'Penny Lane', 'Come Together/Something', 'Let It Be', 'The Long And Winding Road' 역시 미국에서만 정상을 밟은 곡들이다. 이 가운데 양면 싱글인 'Come Together/Something'의 경우 영국에선 1962년 'Love Me Do' 이래 처음으로 1, 2위에 오르지 못한 채 4위에 머무는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From Me To You', 'Yellow Submarine', 'Day Tripper' 'Eleanor Rigby' 'Lady Madonna' 'The Ballad Of John & Yoko' 등 6곡은 영국에서만 정상에 올랐다. 미국에서 'From Me To You'는 41위에 머물렀으며 'Day Tripper'도 'We Can Work It Out'의 뒷면에 실려 5위로 만족해야 했다. 'Yellow Submarine'는 아깝게 2위에 머물렀고 'Eleanor Rigby'는 이 싱글의 뒷면 곡으로 11위에 그쳤다.
'From Me To You'가 예시하듯 '영1위-미41위'는 두 나라의 정서적 편차를 확연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또 유사한 클래시컬한 곡임에도 'Yesterday'는 미국에서만, 'Eleanor Rigby'는 영국에서만 1위를 차지했다는 것도 다소 의아한 사실이다.
# 찬란한 넘버원 행진
1 Love Me Do - 영국에서는 62년 10월 발표되어 17위에 오르며 비틀마니아의 서곡을 울린 곡. 드럼을 세션맨 앤디 화이트가 대타로 연주해 화제를 모았다.
2 From Me To You - 미국에서 'I Want To Hold Your Hand'가 비틀스 광풍을 상징한다면 영국에선 이 곡이다. 무려 7주간 정상.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의 편지 칼럼 'From You To Us'에서 제목을 빌렸다고.
3 She Loves You - 선 주문 31만장에 영국 판매량 160만장 기록. 폴 매카트니의 윙스(Wings)가 1977년 'Mull Of Kintyre'가 깨기 전까지 싱글 최다 판매기록을 보유했다. 영국에서는 총 6주간 1위. 미국은 2주.
4 I Want To Hold Your hand - 역사적 싱글. 영국에서 'She Loves You'의 바통을 이어받아 정상을 차지했고(선 주문이 무려 94만장) 미국에서는 비틀스 현상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7주간 1위. 존과 폴이 버스 타고 가다 즉흥적으로 만들었다.
5 Can't Buy Me Love - 동시에 영미 차트 정상을 점령. 영국에서 발매 첫 주에 1,226,000장이 판매되었고 미국에서는 첫 주에 200만장이 팔려나감. 비틀스 초기 로큰롤의 전형적 패턴.
6 A Hard Day's Night - 비틀스 주연 동명 영화 삽입곡으로 역시 동시에 영미 차트 1위를 차지. 존 레논의 더블 트랙 보컬이 특징.
7 I Feel Fine - 1964년 겨울에 발매되어 영국에서는 선 주문 75만장에 5주간 1위였고 미국에서는 3주간 정상. 존이 리드보컬. 미국에서는 폴이 리드보컬을 맡은 뒷면의 'She's A Woman'도 4위까지 올랐다.
8 Eight Days A Week - 미국에서만 발표된 싱글로 템테이션스의 'My Girl'을 끌어내리고 정상에 올랐다. 1주일이 8일이라도 사랑을 위해선 부족하다는 내용. 초기 히트싱글에서 자주 구사된 '존 리드, 폴 백업' 보컬의 패턴을 취한 곡.
9 Ticket To Ride - 폴 매카트니가 리드 기타를 친 곡. 존이 작곡하고 노래한 흥겨운 로큰롤. 1965년 4월 영국에서 3주, 미국에서는 한달 지나 1주 1위.
10 Help! - 비틀스 영화 제2탄의 타이틀 송으로 여름을 강타했다. 이 노래 히트 후 엘비스 프레슬리를 만났으며 영미 똑같이 3주간 정상을 차지했다(영미 같은 주간 1위로는 유일). 최근 폴이 “누군가의 구원을 요청하는 레논의 절실함이 지금도 메아리쳐 온다”고 말하면서 '비틀스 베스트' 중 하나로 꼽은 곡.
11 Yesterday - 미국에서만 발표된 싱글. 2500여 차례 커버되어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레코딩된 곡. 이 곡에서부터 폴 매카트니가 작곡 천재로 불리기 시작했다. 단 두 번만에 레코딩을 마쳤으며(첫번째 테이크는 Anthology에 실려있다) 폴은 처음부터 만토바니(Mantovani) 오케스트라 음악의 컨셉트를 구상했다.
12 Day Tripper - 영국에서는 'We Can Work It Out'과 함께 양면 싱글이었고 미국에서는 'We Can Work It Out'의 뒷면 곡이라는 불리함 때문에 5위에 그침. 폴과 존의 환상적 합작으로 로큰롤 리듬감이 압권.
13 We Can Work It Out - 존과 폴의 완벽한 공조체제를 과시한 건강한 메시지의 곡으로 발표 당시 미국에선 사이먼 앤 가펑클의 'Sounds Of Silence'와의 '번갈아 1위 경쟁'으로 화제. 사이먼 앤 가펑클의 것이 1966년 1월1일 먼저 정상을 차지했으나 'We Can Work It Out'이 이후 2주간 1위를 넘겨받았고 다시 1월22일 'Sounds Of Silence'가 정상을 뺏었으며 다음주에는 다시 'We Can Work It Out'이 1위를 탈환하는 정상의 곡예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는 3주 정상을 밟은 비틀스의 승리!
14 Paperback Writer - 폴의 리드 보컬로 1966년 6월 동시에 영미 차트 정상을 밟은 곡. 당시 드물게 홍보 필름(뮤직비디오의 시작?)을 찍어
15 Yellow Submarine - 동명의 애니메이션 영화(비틀스는 정말 안한 게 없다!) 테마 곡으로 영국에선 'Eleanor Rigby'와 양면 싱글로 발표되어 등정(登頂)했으나 미국에서는 아깝게 2위. 존과 폴이 링고를 위해 만들어준 곡이다.
16 Eleanor Rigby - 영국에서는 'Yellow Submarine'와 묶여 1위에 올랐으나 미국에서는 뒷면에 실려 11위에 머물렀다. 나오자마자 작곡자들이 격찬해마지 않은 곡. 기존 틀을 깨는 그야말로 폴의 '음악혁명'!
17 Penny Lane - 뒷면의 'Strawberry Fields Forever'와 함께 팝 역사상 최우수 싱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1997년 <모조>지 전문가대상 조사에서 비치 보이스 'Good Vibrations'에 이어 2위였으나 팬들 리서치에선 1위. 이런 산뜻한 멜로디는 비틀스(특히 폴) 아니면 누구도 만들지 못한다. 영국에서는 2위였지만 미국에서는 아쉬움을 메웠으며 뒷면 'Strawbery Fields Forever'도 8위에 올랐다. 한편 EMI는 이때까지 비틀스 음반판매량이 세계적으로 2억장에 달했다고 발표.
18 All You Need Is Love - 전 세계의 TV가 링크하여 방영된 프로
19 Hello Goodbye - 1967년 영국에서 7주간이나 1위를 차지한 메가 히트송. 미국에서도 3주간 정상을 점령했다. 폴이 주도적으로 작곡하여 리드 보컬을 맡은 곡.
20 Lady Madonna - 1950년대 로큰롤의 영웅 패츠 도미노(Fats Domino)를 떠올리는 쾌활한 곡조로 폴의 구르는 듯한 보컬이 매력. 영국에선 정상을 밟았으나 미국에서는 4위.
21 Hey Jude - 주지하다시피 폴이 이혼이 임박한 존의 아들 줄리안을 위해 만들어준 곡으로 존은 그 메시지를 요코와의 결혼을 폴이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러닝타임 7분10초로 그때까지 1위에 오른 곡으로는 팝 사상 가장 길었던 곡.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유일한 비틀스 곡이기도 하다.
22 Get Back - 영미 모두 1위에 오른 마지막 곡. 건반주자 빌리 프레스톤이 참여했고 폴이 작곡과 보컬을 주도했다. 그룹의 헤게모니가 완전히 폴로 이양됐음을 웅변하는 곡.
23 The Ballad Of John & Yoko - 영국의 마지막 1위 곡. 멤버 중 존과 폴만이 참여한 곡으로 가사에 '예수'가 나오는 바람에 라디오에서 금지되는 수난을 겪었다. 미국에서는 8위.
24 Something - 비틀스 싱글 최초로 존과 폴 아닌 조지 해리슨이 쓴 곡. 애초 미국에서는 'Come Together'와 별도로 발표되었으나 곧바로 양면 싱글이 되어 정상에 등극했다. 프랭크 시내트라가 '지난 50년 동안의 가장 위대한 러브 송'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곡(존과 폴이 작곡한 것으로 오해하곤 했지만).
25 Come Together - 존이 작곡해 부른 곡. 그의 사상이 담겨있으나 척 베리의 곡 일부를 표절했다 하여 고초를 겪기도 한 곡.
26 Let It Be - 존의 'Come Together'와는 기조가 다른 폴의 시각이 담긴 명곡. 영국에서는 2위였으나 미국에서는 6위로 데뷔하는 싱글 사상 신기록을 낳으며 정상을 차지했다.
27 The Long & Winding Road -비틀스답게 최후도 1위로 대미를 장식했다. 명 프로듀서 필 스펙터가 현과 콰이어를 동원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편곡해 뿌리의 느낌을 구현하려 한 폴을 당황시켰던 곡이다. 웅장미가 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