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는 눈물의 음악이다. 미국 흑인들의 고달픈 삶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블루스는 구슬프다. 그러나 블루스의 구슬픔은 그저 구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 구슬픔을 토해내고 기쁨으로 돌아선다. 블루스가 품고 있는 힘이다. 그래서 블루스를 들으면 한없이 슬프면서도 한없이 기쁘다. 이런 블루스의 희로애락은 스튜디오보다는 라이브 무대를 통해 더욱 확실히 대중들에게 전달된다. 연주자가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시시각각 그 느낌을 변주시킬 수 있고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티스트의 감정만 담겨있는 스튜디오 음반과 달리, 실황 음반에는 청중들의 마음까지 이입되어 있다.

이번에 내놓은 '기타의 신(神)' 에릭 클랩튼의 두 장 짜리 라이브 앨범도 그 예외는 아니다. 지난 해 미국 LA와 일본 도쿄 등에서 열린 월드 투어를 고스란히 음반으로 옮겨낸 작품은 에릭 클랩튼과 관객들의 상호 소통이 절정에 달해있다. 그것은 단지 청중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그 갈채에 반응한 에릭 클랩튼의 기타 연주가 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블루스의 영원한 고전 'Key to the highway', 'Got you on my mind', 데렉 앤 더 도미노스(Derek And The Dominos) 시절의 명곡 'Bell bottom blues' 등에서의 흥분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그린 'Tears in heaven', 아름다운 로맨스 'Wonderful tonight' 등의 애절함, 그리고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Change the world', J.J. 케일이 만들어준 'Cocaine'의 흥겨움 등이 잘 말해준다. 특히 'Sunshine of your love', 'Layla', 'Badge' 같은 보석들이 연주될 때의 그 환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두 시간 동안 실제 공연장에 온 착각에 빠질 정도로 생동감 넘치고, 행복한 감정들이 넘쳐난다.

음반의 프로듀서는 에릭 클랩튼과 그의 훌륭한 조력자인 사이먼 클라이미(Simon Climie)가 공동으로 맡았고, 네이선 이스트(Nathan East, 베이스), 스티브 개드(Steve Gadd, 드럼), 앤디 페어웨더 로우(Andy Fairweather Low, 기타), 그렉 필링게인스(Greg Phillinganes, 하몬드 오르간), 빌리 프레스턴(Billy Preston, 키보드), 데이빗 생셔스(David Sancious, 키보드·기타) 등이 연주를 도와줬다.

DISC 1
01 . Key To The Highway
02 . Reptile
03 . Got You On My Mind
04 . Tears In Heaven
05 . Bell Bottom Blues
06 . Change The World
07 . My Father's Eyes
08 . River Of Tears
09 . Goin' Down Slow
10 . She's Gone

DISC 2
11 . I Want A Little Girl
12 . Badge
13 . Hoochie Coochie Man
14 . Have You Ever Loved A Woman
15 . Cocaine
16 . Wonderful Tonight
17 . Layla
18 . Sunshine Of Your Love
19 . Somewhere Over The Rainb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