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신(神)' 에릭 클랩튼의 새앨범이 발매 첫주에 전미(全美)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해 대중 음악계의 거목다운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다.

7백만 장의 판매고를 거두며 팝계의 복고붐을 일으켰던 <언플러그드>앨범 이후 2년만에 선보인 그의 신작 <요람에서(From The Cradle)>는 에릭 클랩튼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증명하듯 단숨에 보이즈 투 멘의 기세를 꺾고 차트 1위로 뛰어올랐다.

이 앨범은 전작의 성공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은 채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을 마음껏 했다는 점에서 팝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에릭 클랩튼은 30년전 그룹 야드버즈(Yardbirds) 시절 이래 추구해온 블루스가 필생의 음악임을 다시금 만천하에 선언. <언플러그드>가 통기타로 블루스를 한 것이라면 <요람에서>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 제대로 일렉트릭 기타에 의한 블루스를 위한 것. 이에 따라 진짜 에릭 클랩튼의 음악세계가 담긴 것은 이번 앨범이 되는 셈이다.

그는 신보에서 평소 존경해오던 블루스맨들인 머디 워터스, 엘모어 제임스, 프레드 킹, 지미 로저스, 윌리 딕슨 등의 작품을 재해석해 연주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프레드 킹의 '난 끝났어요(I`m tore down)'와 엘모어 제임스의 '나도 가슴 아파요(It hurts me too)'는 블루스 특유의 애절함이 넘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이 앨범으로 자신이 요람에서부터 블루스에 수절(?)해왔다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기타연주를 넘어 블루스의 맛을 목소리로 담아내는 '블루스 가수'로 발전했음을 알리고 있다. 그만큼 이번 작품은 기타 아닌 보컬이 광채를 발한다.

이와 함께 신보는 전통적으로 흑인음악 블루스에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 팝팬들에게 블루스의 眞味(진미)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