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그 최근 포획물들 중 음악적인 면부터 살펴보자. 얼마 전 유투는 미국의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의 독자들이 뽑은 이 시대 최고의 레코드 100장 중에서 자신들의 음반이 무려 여섯 장이나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밴드는 1983년 <War> (49위)부터 1984년 <The Unforgettable Fire> (53위), 1987년 <The Joshua Tree> (4위), 1991년 <Achtung Baby> (10위), 1993년 <Zooropa> (70위), 그리고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15위) 등을 골고루 순위에 포진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비록 독자들에 의한 투표 결과이기는 하지만 음악이 대중과의 소통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주지한다면 상당한 변별력을 갖춘 결과이다. 이와 함께 유투는 2001년 가장 많은 돈을 번 아티스트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그들은 'Elevation' 월드 투어와 음반 판매, 저작권 수입 등을 합해 6천 백 9십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유투의 장외 행동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도 드높다. 유투의 리더이자 정치 투사로 나선 보노(Bono)는 최근 영국 음악잡지 <Q>가 음악계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중 음악인으로 뽑혔다. 현재 보노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노가 세계를 구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내보낼 정도로 세계 각 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현안에 대해 양심의 목소리를 부르짖고 있는 거의 유일한 음악계 인물이다. 특히 그는 올해 초 폴 오닐 미 재무장관과 함께 아프리카를 방문할 정도로 에이즈 퇴치와 빈곤 국가의 부채 탕감 운동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999년에는 아예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제3세계의 부채를 탕감해 주자는 쥬빌레 2000(Jubilee 2000) 캠페인에 뛰어들기도 했는데, 이때부터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영국 총리, 독일 수상, 그리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며 정치 로비스트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돌 같은 정치인들의 이미지 컨설팅을 도와주고 있는 한 전문가는 이런 보노의 사회 참여에 대해 대해 “그는 뚜렷한 개성과 지식이 모두 조화된 사람이다. 만약 명성만 있고, 지식이 없었다면 그는 훌륭한 일을 해내지 못했다”라고 말한다. 즉 보노가 유명세를 타기 위해 거짓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식견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보노는 올해 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의 빈국들의 부채탕감 토론회에서 세련된 화술과 명쾌한 논리로 '가장 인기 있는 아웃사이더'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보노의 이런 행동은 절대 독자적인 것이 아니다. 20년 넘게 동고동락해온 에지(Edge, 기타), 아담 클레이튼(Adam Clayton, 베이스), 래리 뮬렌 주니어(Larry Mullen Jr., 드럼)의 동의가 있기에 가능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언제나 뒤에서 그림자처럼 보노와 함께 호흡하고 교감을 나누는 멤버들은 든든한 조력자들이다. 그래서 유투는 음악적으로나 음악 외적으로 세계 최고의 로큰롤 밴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