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의 입장과 감정을 자신의 목소리로 정확히 동기화 시키는 능력. 노래도 연기의 일종이라면 그녀는 정말 명배우 중에 명배우라 불려야 하지 않을까. 폭넓은 상상력으로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했던 < It's Okay, Dear >(2013) 이후 일상으로 착륙한 이 싱어송라이터는, 연애라는 구태의연한 주제 또한 자신의 비범함으로 끌어들이는 특출난 표현력을 보여준다. 습기를 머금은 듯 건조한 비트와 왕왕 울리는 기타 소리 위로, 상대방에 대한 불안감과 믿음이 교차하는, 덤덤하면서도 툭 건드리면 눈물을 확 쏟아버릴 것 같은 음색의 보컬운용이 인상적. 단순히 곡을 잘 쓰고 노래를 잘하고를 떠나, 듣는 이의 정서를 그 안에 놓고 가만히 살펴볼 수 있는 텅빈 방과 같은 트랙을 들려줄 수 있는 이는 드물다. 3년 전의 성과가 근거없는 우연도, 커리어의 정점도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는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