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번외편] 2021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

by IZM

2021.12.01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지 어언 2년. 맘 편히 얼굴을 맞대지 못했던 만큼 마음의 거리도 쉽게 가까이할 수 없는 한 해였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음악은 멈추지 않았고, 벌어진 틈을 충실히 채웠다. 혼란스러웠던 2021년, 이즘 에디터의 공허함을 달래준 노래는 무엇일까. 개인의 취향을 눌러 담아 엄선한 플레이리스트지만 필자들이 이즘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이기도 하다. 음악을 벗 삼는 모두의 가슴 깊은 곳까지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



장준환's Choice

인저리 리저브(Injury Reserve) 'Knees'
실연과 실험으로 뒤엉킨 성장통, R.I.P. Jordan Groggs.

스프레이, 블라세(Spray, Blase) 'City (Feat. SUMIN)'
훗날 코로나 종식을 기원하며,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모임 별(Byul.org) < 영화 십개월의 미래 OST >
OST의 탈을 쓴 정교한 플런더포닉스.

턴스타일(Turnstile) < Glow On >
< Sunbather >의 찬란한 메카 위로 흩뿌려진 펑크 클라우드.

리차드 도슨 & 서클(Richard Dawson & Circle) < Henki >
디오라마의 좁은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레퀴엠.



정다열's Choice

랭페라트리스(L'Imperatrice) < Tako Tsubo >
디스코로 수놓은 영롱한 파리의 밤거리. 감각적인 연주에 몸을 흔들며 다프트 펑크 해체의 아쉬움을 날려보자. (프랑스 밴드지만 한국인 멤버도 속해 있다.)

에스에프나인(SF9) 'Tear drop'
'질렀어'에 떨어뜨린 눈물 한 방울. 아련함과 섹시함이 황금비를 이루는 K팝 퍼포먼스의 정점.

맨 아이 트러스트(Men I Trust) < Untourable Album >
코로나라는 폐쇄적 상황이 낳은 발상의 전환. 안개처럼 자욱이 드리운 베이스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던 2021년의 요약이다.

우주소녀 더 블랙(WJSN THE BLACK) 'Easy'
절제할 줄 아는 블랙의 시크한 도발. 그래, 팬들이 원하는 유닛 활동은 이런 거지!

슝구조(Shungudzo) < I'm Not A Mother, But I Have Children >
평화적이면서도 격렬한 저항이다. 짐바브웨 출신의 체조 선수가 음악 위를 날아오르는 순간, 차별로 얼룩진 시스템이 희망차게 무너진다.



염동교's Choice

닉 케이브 & 워런 엘리스(Nick Cave & Warren Ellis) 'Hand of god'
그토록 섹시했던 목소리가 세월을 머금어 신성함을 드리운다.

음두 목타르(Mdou Moctar) 'Afrique victime'
서방세계와 아프리카를 대륙 횡단하는 7분간의 기타 서사시.

아이스에이지(Iceage) < Seek Shelter >
과거의 자양분을 담뿍 흡수하고도 결코 고루하지 않다. 강력한 펑크(Punk) 기타와 절규에 빙벽이 쩍하고 갈라진다.

아루지 아프탑(Arooj Aftab) < Vulture Prince >
포크와 재즈, 파키스탄의 에스닉까지 모두 합쳐 아루지 아프탑! 사막에 홀로 누워 검은 하늘을 바라보자 별이 우수수 떨어졌다.

스파크스(Sparks) < Annette (Cannes Edition – Selections From The Motion Picture Soundtrack) >
스파크스와 레오 카락스, 두 괴짜가 공유한 환상계. 처절하게 아름답다.



손기호's Choice

마크 호미(Mach-Hommy) < Pray For Haiti >
'자유의 나무는 다시 살아나 땅속 깊이 수많은 뿌리를 내리다.' 아이티계 미국인 힙합 아티스트가 다시금 가꾸어낸 붐뱁이란 고목(槁木).

제이호 < Locals Only >
복잡한 일상 속 우연히 발견한 자연으로의 초대장. 호스트 제이호가 차린 느슨한 푸른색 휴식.

윤하 < Younha 6th Album 'End Theory' >
여행을 마친 혜성의 조각이 천체 곳곳에 찬란하게 새겨지다. 그동안의 고민이 헛되지 않았기에, 오랜 시간 증명한 아티스트의 우주가 다시금 팽창한다.

하트코어(HEARTCORE) < Heartcore >
훗날 국내 힙합의 심장 박동이 무뎌졌을 때 필요한 가장 힙한 심폐소생술.

디피알 이안(DPR IAN) < Moodswings In This Order >
타인의 온기를 받아들이자 그제야 드러난 깊은 상처. 세련된 '불안'이 이곳에 피어나다.



정수민's Choice

엔시티 드림(NCT DREAM) '고래 (Dive into you)'
유니즌 코러스를 타고 청량함의 바다 속으로 풍덩!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 Fearless (Taylor's Version) >
10대 시절을 오롯이 소유하기 위한 용기.

그리프(Griff) < One Foot In Front Of The Other >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는 정교한 프로덕션.

위클리(Weeekly) < We Play >
그립고도 환상적인 틴에이지 판타지.

트웬티 원 파일럿츠(Twenty One Pilots) < Scaled And Icy >
파스텔 톤으로 덧칠한 팬데믹의 불안과 외로움.



김성욱's Choice

웨더 스테이션(The Weather Station) < Ignorance >
이별이라는 고요한 숲 속에 흩뿌려진 포크 앙상블. 그곳의 날씨는 흐림.

오마이걸(OH MY GIRL) 'Dun dun dance'
넥스트 레벨, 에이쎕, 그리고 던 던 댄스. 2021년에도 '또 물보라를 일으켜.'

블랙 키스(The Black Keys) < Delta Kream >
'응답하라 힐 컨트리 블루스.' 21세기를 대표하는 아메리칸 블루스 듀오의 뿌리를 찾아서.

워 온 드럭스(The War On Drugs) < I Don't Live Here Anymore >
영혼을 파고드는 사운드스케이프. 사색의 결과로 연결한 하트랜드 록의 찬란한 계보.

불고기디스코(BULGOGIDISCO) < Discovid >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춤이 들어간다! 제발 숨 좀 쉬고 삽시다.



임동엽's Choice

엘튼 존(Elton John) < The Lockdown Sessions >
엘튼 존 경(卿)을 존경하는 이유.

모네스킨(Måneskin) 'Beggin''
고전을 들어야하는 이유.

창모(CHANGMO) '태지'
'Meteor'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위켄드(Swedish House Mafia, The Weeknd) 'Moth to a flame'
몰입. 음악에 빠져든 경험이 있는가.

존 바티스트(Jon Batiste) 'I need you'
천재들은 어디서 자꾸 나타나는가.



소승근's Choice

브레이브걸스 'Fever (토요일 밤의 열기)'
'치맛바람'에 날아간, 날렵하고 섹시한 2021년의 애시드 재즈. 해외 진출은 이 곡으로.

브레이브걸스 '술버릇 (운전만해 그후)'
1980년대 유로 댄스와 프로듀싱 팀 스톡-에이드킨-워터맨 스타일의 댄스팝을 이식한 복고적인 어덜트 컨템포러리.

얼라이븐 '시간을 건너 (Feat. 조하)'
히트곡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몰라도, 유명하지 않아도 듣기 좋은 노래는 늘 있어왔다.

마시멜로, 조나스 브라더스(Marshmello, Jonas Brothers) 'Leave before you love me'
위켄드를 많이 참고했어도 이렇게 좋은 노래라면 O.K.


정리 및 이미지 편집: 정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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