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반(Johnnivan) 인터뷰
조니반(Johnnivan)
국내 유수의 페스티벌 중 특색 있는 라인업을 꾸리며 꾸준하게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지난 6월에도 국내외 다양한 뮤지션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조금은 독특한 구성의 팀이 무대에 올랐다. 일본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미국 출신 멤버들이 함께 결성한 5인조 밴드 조니반(Johnnivan)이다.
2018년 출범한 조니반은 데뷔 이래 두 장의 정규 앨범 < Students >와 < Give In! >을 포함해 꾸준하게 음악을 발표하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키워가고 있는 팀이다. 연초 대중적으로도 이름을 알린 싱글 ‘Final girl’을 필두로 신보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밴드에게는 특히 중요할 2024년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을 조니반을 이즘이 인터뷰로 만나 음악적 영감과 DMZ 페스티벌 소감, 9월 진행될 한국 미니 투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먼저 조니반이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지, 그리고 어떤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지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조니반이라는 밴드이다. 멤버는 조나단, 쇼고, 준수, 켄토, 유사쿠이다. 여러가지 다양한 음악을 만들지만 기본적으로는 댄스 음악과 라이브 악기를 결합한 사운드를 구현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한국, 미국, 일본에서 온 멤버들이 모여 일본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밴드라는 점이 독특하다. 팀 결성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일본을 거점으로 삼은 이유를 묻고 싶다.
도쿄 와세다 대학에 다니던 때에 만나 같은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만들어진 팀이다. 내가 3학년 때 보컬을 맡고 있는 조나단이 1학년으로 입학해 동아리에 들어왔고, 공연하는 모습을 처음 보자마자 완전히 매료되어 밴드를 결성해야겠다 생각했다. 그 후 준수와 켄토, 유사쿠를 영입하여 본격적인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문화권이 섞인 만큼 서로의 문화적 다양성이 작업에도 투영되는 편인가.
문화적 다양성을 일부러 주입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영향이 음악에 들어가는 것 같긴 하다.
평소에 멤버들은 어떤 언어로 소통하나.
주로 일본어를 쓰는데, 유사쿠를 제외하면 전 멤버가 미국과 영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영어로도 가끔 소통한다.
팀 이름의 유래는 어떻게 되는지.
특별한 건 없고 리드 보컬의 이름과 성을 결합하여 만들었다. 조나단(Johnathan)에서 ‘John’을, Sullivan에서 ‘ivan’을 딴 것이다. 밴드 결성 후 조나단이 제안한 이름인데 나머지 멤버들도 멋지다 생각해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쇼고(키보드)
멤버들이 각각 음악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쇼고(키보드): 세 살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고등학교 때까지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다. 원래는 록 음악에 관심이 없었지만 토킹 헤즈, 폴리스, 제네시스, 마이클 잭슨 등 1970년대와 80년대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키보드와 신시사이저를 잡게 되었다.
준수(기타): 그냥 인기가 많아지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했다.
켄토(베이스): 초등학교 때 밴드 활동을 했던 친구 집에서 베이스 기타를 발견해서 처음 만져본 것이 계기다. 중학교때는 도쿄지헨(Tokyo Incident) 등의 일본 록 음악을 주로 들으며 연주했다가 점차 영미권 음악과 친해졌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같은 음악을 많이 즐겼다.
유사쿠(드럼): 어릴 때 가족들이랑 식사하기 전에 젓가락으로 접시를 두드리는 버릇이 있었다. 부모님이 ‘그럴 거면 차라리 드럼을 배우라’며 야단을 치셨는데 그것이 드럼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 시절에는 줄곧 일본 밴드 음악을 카피했다.
최근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 공연을 선보였다. 섭외 단계부터 공연 당시까지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다.
2024년 1월 뮤직 레인 오키나와(Music Lane Okinawa)라는 국제 쇼케이스 페스티벌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아시아 지역 업계 종사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중 운이 좋게도 DMZ 페스티벌 팀이 우리 공연을 보고 좋아해줬다. 그렇게 서게 된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무대는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훌륭한 경험이었다.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도 크게 영감을 준 공연으로 남을 것 같다.
DMZ 페스티벌 무대 후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었는지. 관객들의 반응을 찾아봤나?
당연하다. 공연이 끝난 후 우리를 찾아와 사진을 찍고 소감을 말해주는 팬들도 많았고, 이외 응원의 댓글도 많이 받았다. 정말 행복하고 큰 의미가 있던 시간이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

준수(기타)
2019년에는 일본의 대규모 페스티벌인 < 섬머소닉 >에도 올랐고, 다가오는 9월에는 단독 공연과 클럽 FF, 이태원 블록파티에 출연할 예정이다. 다양한 무대에 오른 팀으로서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공연 문화가 가진 차이점이 있을까.
일본에 비해 한국 팬들이 몸을 움직이거나 춤을 추는 것에 더 적극적인 편이다. 일본 내에서 공연을 많이 했지만 한국만큼 그렇게 활기찬 관객을 본 적은 없다. 우리도 큰 에너지를 받는다.
다가올 한국 미니투어를 앞둔 기대감도 들어보고 싶은데.
DMZ 페스티벌은 야외 무대였으니 실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가봐야 알겠지만 지난번처럼 많은 음악 팬들이 함께 춤을 춰줬으면 좋겠다. 단독 공연에는 매스록 밴드 코토바(cotoba)와 멀티 장르 밴드인 바닐레어(Vanillare)도 출연할 예정인데, 좋아하는 두 팀과 함께하는 공연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과 분위기를 함께 즐겨줬으면 좋겠다.
조니반이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누구인가.
고르기가 정말 힘든데, 일단은 토킹 헤즈의 데이비드 번이 떠오른다.
특별히 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는지.
마찬가지로 어려운 질문이다. 생각나는 팀은 영국의 일렉트로닉 프로듀서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

조나단(리드 보컬)
초반 싱글과 EP, < Students >와 < Give In! > 두 앨범을 보면 미니멀한 아트워크가 눈에 띈다. 누가 어떻게 작업한 것인가.
디자인의 경우는 리드 보컬 조나단이 전부 담당한다. 최근 아트워크들도 조나단이 실제 본인의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편집한 것이다. 일상적인 사진에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세 번째 앨범 작업을 앞두고 ‘Kayoesque’, ‘Final Girl’, ‘White Bicycle’과 ‘Lightweight’ 등 싱글을 발표한 바 있다. 혹시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 어떤 앨범일 지도 궁금하다.
지금 당장 발매일을 말할 수는 없지만 곧 소식을 전할 수 있을 테니 많은 기대를 바란다. 이번 작품은 기존 두 앨범과 달리 많은 공연을 병행하며 녹음을 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좋은 영향을 받았다.
조니반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본인들의 음악을 골라달라.
‘No one is going to save you’와 ‘Danced once’. 당연히 우리가 만든 노래를 전부 좋아하지만 입문은 이 두 곡이 좋을 것 같다.

켄토(베이스)
최근 한국에서 J팝이 소셜 미디어와 애니메이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대거 수입되면서 큰 인기를 끄는 중이고, 반대로 K팝 문화도 일본에 퍼져나가고 있다. 밴드 입장에서 요즘의 활발한 문화 교류가 실제로 체감되는 편인가.
얼터너티브 뮤직 신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막 시작하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아직은 초반 단계지만 머지 않아 이 흐름이 대폭 확대될 것 같다.
마지막은 이즘 공식 질문이다. 멤버 별로 인생 앨범을 한 장씩 꼽아달라.
조나단(보컬): 티바(The Tiva) < On This Planet >. 설명이 필요 없다.
쇼고(키보드): 피닉스(Phoenix) < Wolfgang Amadeus Phoenix >. 정말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일 것이다.
준수(기타): 게이트플라워즈 < Times >. 염승식, 그리고 게이트플라워즈는 내 마음 속의 기타 히어로다.
켄토(베이스): 테임 임팔라(Tame Impala) < Currents >. 백만 번은 들었을 앨범이다. 테임 임팔라 덕분에 빈티지하고 뮤트하며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을 꾸릴 수 있었다.
유사쿠(드럼):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 < Awaken, My Love! >. 인생 앨범이 종종 바뀌지만 이 작품만큼은 쭉 듣고 있다.

유사쿠(드럼)
진행: 장준환, 정기엽, 한성현
정리: 한성현
사진 제공: Kippei, 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