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더영 인터뷰
캐치더영(CATCH THE YOUNG)
‘캐치 더 영’, 젊음을 잡아라. 일종의 선언 혹은 명령 같은 이 이름은 다섯 청년이 한데 모여 만들어낸 젊음의 산물과도 같다. 오랜 준비 기간 끝에 고치를 깨고 나온 이들은 어느새 활동 2주년을 넘어 달려가며 청춘의 아름다움을 한껏 뿜어내는 중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오랜 공연과 꾸준한 연습으로 쌓아 올린 실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즘이 부스로 참여했던 지난 사운드플래닛 페스티벌에서 단연 도드라졌던 팀 역시 캐치더영이다. 이를 계기로 성사된 만남은 밴드가 줄곧 표방해 온 가치처럼 시종일관 환하게 빛났다. 무대 위에서의 진지한 모습과는 다르게 여느 친한 20대 친구들의 대화를 엿듣는 듯했던 순간이기도 하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향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 반짝였던 시간, 그 조각을 여기 공유한다.

젊음과 청춘의 이미지가 가득한 밴드 신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산이: 원래 ‘더 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데뷔 즈음 공모를 받았다. 당시 실제로 우리가 더 어렸기 때문에 그렇게 지었던 기억이 난다.
정모: 우리가 하는 음악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만큼 모두가 한 번씩 겪었던 젊음을 다시 추억하고 이야기하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멤버 5명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기훈: 처음으로 캐스팅이 되어 혼자 연습하던 중 산이와 남현이 차례대로 들어오며 3인조로 일 년 정도 활동했다. 마지막으로 정모 형과 준용이가 들어오며 완전체가 완성되었다.
다른 멤버들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막내 준용이 보는 형들은 어떠한가?
준용: 처음 회사에 들어와 키보드를 배울 당시 리더 산이 형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평소 모습이 마냥 정상적이지만은 않지만 (웃음) 그렇기에 음악에서 더욱 천재성이 발휘되는 게 아닐까. 다른 형들과도 함께 생활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한번은 공연이 끝나고 가평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갔던 적도 있다.
기훈: 준용이가 마지막으로 합류한 후 이대로면 무조건 한 팀이 되겠다는 생각에 우리의 첫 공연을 기념하고자 즉흥적으로 떠났다. 겨우겨우 영업 중인 펜션을 찾아 고기를 구워 먹고 다음 날 아침에 바로 돌아왔던 기억이다. 낭만 그 자체였다.
각자 본인의 악기를 처음 잡게 된 계기가 있나?
남현: 초등학교 1학년 때 피아노 학원에 다니며 재능을 처음 찾았다. 또 교회에서 드럼 반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렇듯 접점이 많다 보니 중학교에서는 밴드부도 들어갔고, 음악 입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부터다.
기훈: 어릴 때부터 인라인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운동을 그만두게 되자 인생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이전부터 마음을 다잡기 위해 자주 듣던 음악을 떠올렸다. 그래서 무작정 학교 밴드부를 찾아가 기타를 시작했고, 예술고등학교에도 덜컥 붙게 되어 ‘줄쟁이’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준용: 동요로 시작해 KBS 어린이 합창단과 뮤지컬 아역 배우에서 활동하다 변성기와 사춘기 등이 겹쳐 잠시 음악을 내려놓았었다. 하지만 결국 내 길은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실용 음악을 시작하고 피아노도 배웠다. 현재 학교에서는 보컬 전공이다.
산이: 교회에서 처음 베이스를 잡았을 때부터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다른 악기보다 강조되지 않다 보니 전면에 나올 때마다 주목받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틀려도 티가 나지 않기도 하다. (웃음) 저점이 높고 고점이 낮은 악기다. 또 밴드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정모: 학창시절 진로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었다. 어머니께서 의류 쪽 일을 하시다 보니 디자인을 공부했는데, 내 스스로가 원하는 일이라기보다는 부모님의 영향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무 살 때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 페스티벌에 갔을 때 가슴을 때리는 우퍼의 진동에서 드럼의 매력을 느꼈다.

왼쪽부터 준용(키보드), 기훈(기타), 남현(보컬)
데뷔작 < Catch The Young: Fragments Of Youth >는 여러 스타일을 또 담아낸 앨범이다. 이를 통해 드러내고 싶었던 색깔은 무엇인가?
산이: 타이틀 ‘Youth!!’는 데뷔 준비가 길어지는 과정에서 밴드의 개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선정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만들고, 대중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도와도 같다. 20곡이 넘는 후보를 함께 들어 보며 디스코부터 록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해 7곡을 골라냈다.
피아노와 신시사이저가 두드러진다는 점 역시 캐치더영의 큰 특징이다. 스트링 세션과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준용: 밴드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악기들을 하나의 음악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 먼저 각자 열심히 연주한 이후 각 파트를 따로 들어 보며 겹치지 않는 선에서 모두가 강조되게끔 작업한다.
산이: 최대한 덜어내자는 주의다. 일단 생각나는 요소를 다 넣어 본 후 맞지 않는 것을 하나씩 빼며 균형을 잡는다.
그렇다면 각자 자신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었다고 생각하는 곡을 골라 달라.
산이: 인트로의 베이스 라인이 단순하면서도 인상적인 2집 타이틀 ‘Voyager’가 떠오른다. 당시 녹음에 사용했던 악기가 부서진 탓에 이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라서 더 그렇다.
정모: 드럼이 사실상 밴드 음악의 중심인 만큼 모든 곡에서 멋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곡만 꼽자면 2집의 ‘The legend’다.
기훈: 그래도 밴드의 꽃이라면역시 기타 아닌가. (웃음) 특히 클린 톤의 기타 리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며 한 가지의 패턴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Talking to myself’를 꼽고 싶다.
남현: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은 ‘선인장 소년’이다. 발성적으로 완벽하지 못했던 때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순수한 목소리가 나온 것 같다. 녹음할 당시에도 크게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준용: 첫 싱글 ‘Dream it’이다. 메인 리프부터 신시사이저인 데다 코러스의 통통 튀는 듯한 유니크한 사운드가 멋지다.
4월에 발매한 ‘The young wave’는 6분이 넘어가는 연주곡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했다. 어떻게 나오게 된 곡일까?
기훈: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속하는 스타일이지만 연주력 또한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매 악장마다 주인공과 템포가 바뀌다 보니 작곡 당시는 어려웠으나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남현: 2023년 3월 16일 열렸던 밴드의 첫 콘서트 ‘Catch The Young Wave’에서 먼저 선보였었다. 이후 여러 차례 발전을 거쳐 발표하게 되었다.
또 제일 최근 내놓은 ‘안아줘’는 발라드 트랙이기도 한데.
남현: 정규 앨범 선공개로 기획한 싱글이다. 여태까지의 주제와 다르게 우리의 연약한 면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고, 그것까지 따뜻하게 안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추워지는 날씨에 맞춘 것도 있다.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것인가?) 리메이크를 위주로 꾸렸고, 올해 말에 낼 예정이다. 노래방에 자주 다녔던 남자라면 좋아할 곡이 많다. (웃음)

왼쪽부터 정모(드럼), 산이(베이스)
남현은 최근 애니메이션 < 너의 이름은. > 필름 콘서트에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것이 인상 깊었다. 평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밴드 신에도 관심이 있는 편인가?
남현: 평소 래드윔프스, 바운디, 미세스 그린 애플, 오피셜히게단디즘 같은 일본 밴드를 즐겨 듣는다. 그러던 차에 감사하게도 먼저 섭외해 주셔서 참여하게 되었다. 요즘 리허설을 하고 있는데 영화가 상영되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더라. 그래도 워낙 좋아하는 밴드의 곡인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각자 롤 모델로 삼는 밴드 혹은 연주자가 있는지.
남현: 원 오크 록의 타카가 지닌 보컬 색깔과 퍼포먼스가 유니크하다고 생각해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방탄소년단 정국 선배님의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닮고자 한다.
기훈: 기타리스트로는 리치 코젠과 스티비 레이 본이 있다. 기타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솜씨를 배우고 싶다.
준용: 오피셜히게단디즘의 후지하라 사토시가 떠오른다. 피아노 연주자인 동시에 보컬이자 프론트 맨으로서 공연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산이: 요즘은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와 나인 인치 네일스를 자주 듣는다. 특히 트렌트 레즈너가 음악감독을 맡은 < 소셜 네트워크 >가 인상 깊었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과 피쉬만즈도 꼽을 수 있겠다.
정모: 하이햇과 스네어 위주의 그루브를 잘 만드는 조지 다니엘과 네이트 스미스를 보며 많이 공부하는 중이다. 퍼포먼스 면에서는 파워풀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채드 스미스, 항상 멋진 아이디어를 내놓는 원 오크 록의 토모야에게서 배우고 싶다.
지난 9월에는 사운드플래닛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쳤다. 어떤 경험이었는지 궁금하다.
기훈: 중학생 때 함께 음악을 했던 친구의 아버님이 윤도현밴드의 기타리스트셨다. 당시 피크를 선물해 주시며 많이 격려해 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토록 동경하던 밴드와 같은 무대에서 공연하게 되어 뿌듯했다.
남현: 호텔에서 공연한다는 게 신선하고 낭만적인 데다 모니터 환경을 비롯한 시설도 좋아 즐거운 마음이었다. 첫 타임이라 관객이 없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었지만 다행히 많은 분이 보러 와 주셔서 감사했다.
산이: 무대와 러닝타임이 갑작스럽게 변경되어 걱정이 조금 되었다. 그렇지만 막상 가 보니 야외무대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정모: 작년부터 여러 페스티벌을 다니며 경험이 쌓였다는 것이 크게 느껴졌던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더 많이 무대에 서서 밴드를 알리고 싶다.
동시에 상수역 클럽 FF를 홈그라운드로 두고 여러 차례 공연 중이며, 최근에는 롤링홀 30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단독 콘서트 ‘Loud And Proud’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홍대 밴드 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입장에서 최근 느끼는 점이 있다면.
기훈: 클럽 FF는 멤버 구성이 다르고 인지도가 없던 초창기부터 함께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시작점과도 같은 공간이다.
산이: 인디가 싹을 틔웠던 시기와 지금의 문화는 많이 다르다. K팝 식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아이돌 밴드도 늘어났고 이에 따라 팬층도 바뀌는 것을 여실히 느끼는 중이다. 아직은 과도기에 접어들지 않았지만 추후 기존 팬과 신규 팬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며 침체기가 찾아올 수도 있을 거라는 걱정이 있다. 다만 좋고 나쁨을 판가름하기보다는 변화에 맞추어 우리도 적응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즘 공식 질문이다. 인생 앨범, 곡 혹은 아티스트를 꼽아 달라.
남현: 우울감에 젖어 있던 중학교 3학년 시절 박효신 선배님의 ‘연인’이 큰 힘이 되었다. ‘너의 그 슬픔과 기나긴 외로움에는 모든 이유가 있다는 걸’이라는 가사를 통해 많이 위로받았기에 나도 그처럼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결심 끝에 노래를 시작했다. 나를 음악으로 인도한 곡이다.
기훈: 스티비 레이 본의 ‘Lenny’. 땀을 뻘뻘 흘리며 노트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는 라이브 영상을 보고 낭만과 진정성을 느꼈다. 또 무명 시절 아내가 돈을 모아 사 준 기타를 통해 거장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애착이 강해진 곡이다.
산이: 야마시타 타츠로를 존경해 일본에 갔을 때 음반도 잔뜩 사 왔다. 특히 < Spacy >와 < For You >는 그야말로 완벽한 앨범이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듣고 싶은 곡 역시 < For You >에 수록된 ‘Sparkle’이다. 특유의 날것 느낌이 좋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 Californication >, 국내 최고의 명반이라 생각하는 자이언티의 < Red Light >, 올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보며 울기도 한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의 < Sol-Fa >도 빼놓을 수 없겠다.
정모: 조용필 선생님의 ‘바람의 노래’를 통해 고난과 역경을 희망으로 이겨내는 법에 대해 배웠다. 또 우리의 노래 중 ‘Stay by my side’를 앞으로 인생을 살아 나가며 계속해서 들을 것 같다. 원제가 ‘Barrier’인 만큼 서로가 서로의 방벽이 되어 주겠다는 내용을 담은 곡인데, 부모님을 초대해 공연하던 중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적도 있다.
준용: 음악을 전공 삼기로 마음먹은 후 많은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때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아티스트가 조용필 선생님이다. 현재까지 꾸준히 앨범을 내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진행: 손민현, 임선희, 한성현, 박승민
정리: 박승민
사진: 임선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