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이즘] 뉴시스 이재훈 기자

by 한성현

2026.05.11

글쓰기란 참 어렵습니다. 굉장히 일상적인 일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이 깊어지다 보면 금세 머리를 싸매게 되죠. 어쩌면 글쓰기는 그 자체로 싸움이자 전쟁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를 직업 삼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중 하나가 바로 기자입니다. 문화 현장을 취재하고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 뛰는 이들을 이즘이 만나 글의 세계를 함께 논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유행도 ‘텍스트힙’ 아니겠나요. 어떤 형태로든 음악과 콘텐츠 글쓰기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첫 인터뷰는 뉴시스의 이재훈 기자입니다.



기자가 된 이유, 그 중에서도 문화부에서 음악을 전담하게 된 계기를 묻고 싶다.
여러 언론사 공채에 지원하다가 2008년 뉴시스에 입사하면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평소 영화와 문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처음부터 문화부를 희망했는데 운이 좋게도 바로 그쪽으로 배정이 되었다. 사실 음악과 가까운 편은 아니었으나 당시 내가 따르던 선배 기자가 음악 쪽이라 조금 늦게 배우게 되었다.

계속 문화부에 몸담고 있다. 그 비결이라면.
회사 내부 돌아가는 사정도 있지만 일단은 성실해서 쭉 버틸 수 있던 것 같다. 원래 음악이 전문 분야가 아니라는 약간의 부채감이 있어 쇼케이스나 미디어 관련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했고, 그 모습이 좋게 보인 덕에 전출될 일이 있을 때마다 잔류할 수 있었다. 차장을 거쳐 팀장까지 오르니까 이제는 타 부서로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웃음)

본인 말처럼 부지런한 현장 스케치가 이재훈 기자의 강점이다. 여태 작성한 공연 기사 중 유달리 생각나는 것이 있나.
지금 보면 부끄러운 글이지만 시규어 로스 내한 공연 리뷰가 떠오른다. 생각이 깊어지는 공연이라 취향과 공감대, 문학적인 표현을 막 드러내면서 일부러 독특하게 썼다. 화제까지는 아니지만 팬과 마니아층이 좋아해준 기사이기도 하다. 메인스트림에서는 도쿄 돔에서 열린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였다. 사비로 간 공연이라 한국 기자에서는 유일한 경험이었는데, 투어 규모도 옛날 내한 공연에 비하면 매우 커졌고 그만큼 뛰어난 구성을 감상하며 나도 신나서 글을 썼다.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콘서트다. 그때만 해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해외 인기가 엄청나다 등의 말이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현장에 가보니 정말 남다른 감정이 차올랐다. 5~6만 명 가까이 되는 현지 관객들과 인터뷰하는데 한국인인 나보다 BTS를 더 잘 안다는 것이 신기했다.

기사 소재는 주로 어떻게 선정하는가?
현실적으로 연예와 음악 관련 이슈는 하이브, SM, YG, JYP 같은 대형 기획사 위주로 쏠리고 나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대형 가수들만 다뤄도 스케줄이 꽉 찬다. 그래도 그 사이에서 내가 중요하다 판단하거나 관심을 가진 분야, 특히 인디 쪽은 시간이 나면 다뤄주려고 한다. (일종의 속죄 의식인가?) 그렇게도 볼 수 있겠다. 최근 인디 음악을 다루는 기자들이 꽤 줄어들었는데 나라도 이렇게 해야 생태계가 유지되겠다는 생각이다. 윤마치나 극동아시아타이거즈 같은 팀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도 꼽아준다면 무엇인지.
빌리 아일리시의 첫 내한 공연 당시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Bad guy’가 나오기 전이니 아직 인지도가 낮을 때였는데 뭐든지 열심히 할 때라 유니버설뮤직 측에서 인터뷰를 잡아줬다.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더 준비해서 애정과 관심도가 넘치는 질문을 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음악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취향이다. 다양한 기준이 있어도 본인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내용을 소재로 선정하기 마련이니까. 보통 그렇게 취향이 담긴 글이 더 아름답게 나오는 편이다.

한편 기자로서 고충이 있다면.
비판 기사를 잘 못 쓴다. 스스로 봤을 때 음악적인 깊이가 총량 면에서 부족해서이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기획사와 언론 간 관계도 있기 때문에 민감하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그런 뉘앙스가 있는 글을 써야 할 때면 수위 조절에서 매번 어려움을 느낀다.

본인 글의 특징을 설명해줄 수 있나.
공감대 형성인 것 같다. 모르는 사람에게 어필할 정도의 글솜씨는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아티스트와 음악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하나의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있다 생각한다. 영역 밖의 일이라 말할 수도 있으나 공통된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 모이는 울타리나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공적인 언론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런 공동체가 다양하게 있으면 자연스럽게 국내 음악 생태계가 잘 버틸 거라고 믿는다.

인터뷰에서는 기본적으로 다른 기자들과 차별화되는 질문을 하려 노력한다. 요즘은 인디 아티스트가 아니고서야 일대일 인터뷰는 거의 없고 대부분 기자들이 여럿 참석하는 라운드 형태로 이뤄지는데, 그때마다 한 방향의 주제에 질문이 쏠리지 않게 나만의 초점을 잡으려 하는 편이다. 가끔 그런 질문을 아티스트가 깊이 있다고 좋게 봐주는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은 이즘의 공식 질문이다. 이재훈 기자의 인생 음악 혹은 아티스트를 뽑아달라.
여러 아티스트가 있지만 내가 좋아한 이문세의 곡을 만든 이영훈 작곡가의 이름이 떠오른다. 그분의 아름다운 가사가 내 감수성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 가끔 정동 쪽을 지나갈 때면 정동제일교회 건너편에 세워진 노래비를 늘 보고 갈 정도다.



진행: 임진모, 한성현, 임동엽, 박시훈, 남강민
정리: 한성현
사진: 박시훈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