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이즘] 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by 한성현

2026.06.04

글쓰기란 참 어렵습니다. 굉장히 일상적인 일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이 깊어지다 보면 금세 머리를 싸매게 되죠. 어쩌면 글쓰기는 그 자체로 싸움이자 전쟁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를 직업 삼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중 하나가 바로 기자입니다. 문화 현장을 취재하고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 뛰는 이들을 이즘이 만나 글의 세계를 함께 논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유행도 ‘텍스트힙’ 아니겠나요. 어떤 형태로든 음악과 콘텐츠 글쓰기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네 번째 인터뷰는 노컷뉴스의 김수정 기자입니다.



기자가 된 계기부터 묻고 싶다.
원래도 기자가 꿈이었다. 내 이름을 걸고 기사를 쓰는 일이 멋있어 보였고 조금 더 공적인 영역을 다룬다는 느낌도 좋았다. 대학교에서도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으로 다녔고 취업 준비 시기에도 언론사만 바라봤다. 첫 직장으로 매체 비평지인 ‘미디어스’에서 4년 좀 안 되게 일하다가 지금의 노컷뉴스 문화연예 팀에 오게 되었다. 올해로 딱 10년째다.

문화연예 팀으로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좁고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고, 그중에서도 문화는 가장 내 관심과 맞는 분야였다. 물론 와보니까 상상한 것과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취재로 공연도 종종 가니까 사람들에게 나름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웃음)

사실은 고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점점 익혀야 하는 것이 늘어난다. 그전까지는 IT 분야에서 다룰 내용이라 생각했던 AI도 이제 음악 제작에 많이 쓰이니까 알아야 하고, 몇 년 전 하이브와 카카오 간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벌어졌을 때는 재무제표도 읽어야 했다. 어디까지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연차가 쌓일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도 현재 부서에서 느끼는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음악 업계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내 의지만 있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인상 깊게 감상한 음반이나 공연 제작자와의 인터뷰가 성사될 때마다 큰 기쁨을 느낀다. 요즘은 대부분 일대다로 진행하는 라운드 인터뷰나 기자 간담회 형식이 많은데 뚜렷한 목적이 있으면 일대일 인터뷰도 이뤄질 때가 있다. 그냥 그런 시간이 좋다.

인터뷰로 만난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
북미 쪽에서 활동하며 K팝 아이돌 음악도 만드는 주니(JUNNY)라는 아티스트 생각이 난다. 아는 후배의 추천을 계기로 내가 연재하고 있는 ‘EN:박싱’ 코너 인터뷰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음반을 열심히 감상하고 질문도 준비해 가니까 정말 크게 반겨줬다. 본인 음악에 관해서 얘기를 나눌 자리도 많이 없었고 가끔 들어오는 질문도 관습적인 것이 많아 아쉬웠다고 했는데 그날은 거의 수다 떨듯이 신나게 대화를 나눴다.



EN:박싱은 어떻게 기획하게 된 연재물인지.
샤이니 키가 시작이었다. 서면 인터뷰를 준비하다가 회사원 콘셉트로 기획한 앨범 프로모션이 굉장히 재밌어서 관련 질문을 건넸는데, 받은 답변도 좋았고 그쪽에서도 내 접근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이참에 안무와 뮤직비디오 등 총체적으로 다루는 기사를 만들어보자 해서 2023년 말에 코너를 시작하게 되었다. 강허달림이나 자두처럼 프로듀싱부터 전반에 걸쳐 직접 지휘하는 아티스트 이야기도 꾸준히 전하고 있는데, 다만 아이돌은 중소 기획사보다 대형 레이블에서 받아낼 수 있는 내용이 많아서 아쉬움이 있긴 하다.

아이돌 중에서 마케팅이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도 궁금한데.
영파씨의 < Macaroni Cheese > EP다. 주제와 뮤직비디오부터 굉장히 독특했고 음반은 구성품을 보면 머리끈이 들어 있다. 머리카락 묶고 마카로니 치즈를 먹으라는 뜻이다. 규모가 작은 회사인데 저런 재밌는 포인트를 심어 놨다. 더군다나 멤버들도 곡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팀이라 처음 회사 대표와의 인터뷰 후에 멤버들과도 < XXL > EP 발매 당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사 발행도 기획사 규모에 많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비중 분배는 어떻게 하는 편인가.
어쩔 수 없이 보도자료가 기반이 되기는 하나 놓치는 것은 없는지 모니터를 최대한 열심히 한다. 아는 것만 다룰 수는 없지만 잘 모르는 것을 기사로 쓰면 소위 말해 그냥 ‘숟가락 얹는’ 기사가 되니까 필요하면 따로 취재도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잘 주목받지 못하는 소규모 회사들은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거절하지 않고 다 하는 편이다."

여태 내보낸 기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예전 < 아이돌학교 > 프로그램 순위 조작이 터졌을 때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기사가 많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창 작사 학원에서 크레딧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일일이 관계자와 통화하며 기사를 썼고, 음반 밀어내기 관련 기사도 열심히 준비해서 내보낸 게 떠오른다. 어쩌다 보니 주제가 다 이런 쪽인 것 같긴 하나 (웃음) 취재에 열과 성을 다한 글은 스스로도 계속 되돌아보게 된다.

마지막은 이즘의 공식 질문이다. 김수정 기자의 인생 음악은 무엇인가.
보통 앨범 하나를 다 감상하는 편은 아닌데, 전곡이 다 좋아 주기적으로 듣는 음반은 자이언티의 < Zip >이다. 아이돌 쪽에서는 ‘Dumb dumb’을 듣고 찾아 들었다가 크게 마음에 각인된 레드벨벳의 < The Red >를 뽑고 싶다. 더 어릴 때는 S.E.S. 모든 앨범을 다 열심히 들었는데 특히 데뷔 앨범을 통해 음반 단위 청취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진행: 소승근, 한성현, 임동엽, 박시훈
정리: 한성현
사진: 박시훈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