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이즘] 디스패치 이아진 기자
글쓰기란 참 어렵습니다. 굉장히 일상적인 일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이 깊어지다 보면 금세 머리를 싸매게 되죠. 어쩌면 글쓰기는 그 자체로 싸움이자 전쟁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를 직업 삼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중 하나가 바로 기자입니다. 문화 현장을 취재하고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 뛰는 이들을 이즘이 만나 글의 세계를 함께 논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유행도 ‘텍스트힙’ 아니겠나요. 어떤 형태로든 음악과 콘텐츠 글쓰기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일곱 번째 인터뷰는 디스패치의 이아진 기자입니다.

기자의 길은 어쩌다가 걷게 되었는가.
원래는 연예계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이 컸다. 대학생 때도 엔터테인먼트 관련 동아리 활동을 했을 정도다. 그러다가 우연히 선거사무소 일을 돕게 되면서 홍보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생겼는데 생각보다 글 쓰는 일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여러 언론사 중에 디스패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이돌 음악을 오래 좋아한 사람으로서 디스패치는 어쩔 수 없이 가장 익숙한 매체였다. 직업적으로는 연예 토픽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였다. (실제 와보니 어떤지) 실토하자면 연예부 기자라는 직업을 그렇게 무겁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되어보니까 당연히 힘든 점이 꽤 있다. 심층 취재로 나가는 단독 기사는 정말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검토해야 하고, 제보자와 만난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진실을 교차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도했을 때 생길 사회적 파장 또한 고려해야 하고.
직업이 K팝에 대한 시각에도 영향을 줬을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화려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업계라는 인상이었다. 이제는 그 뒤에서 다들 엄청나게 노력하는지를 계속해서 느낀다. 같은 회사에서 < 디아이콘 > 매거진을 발간하다보니 화보 현장도 종종 방문하게 되는데, 온몸이 물에 젖는 등의 고된 촬영에도 표정 찌푸리지 않고 기꺼이 나서는 아이돌 멤버들의 마인드에 감탄할 때가 많다.
특히 그런 면을 느낄 수 있던 아이돌 멤버가 있다면?
남자 아이돌 중에는 엔하이픈의 정원. 기자 생활하면서 만난 적이 꽤 있는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먼저 스태프들에게 안부를 묻고 한 명씩 챙기곤 한다. 정말 대단하다 싶을 정도다.
걸그룹 멤버로는 리센느의 미나미가 기억이 난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갸루' 이미지에 맞게 진한 분장을 하고 화보를 찍었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기초화장도 하나 안 남긴 상태로 배꼽인사를 하더라. 같은 여성으로서 메이크업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렇게 빨리 다 지우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 털털한 성격에 저런 콘셉트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고 프로다움과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느꼈다.
인터뷰로도 많은 인물을 만날 텐데 이아진 기자만의 접근법은 무엇인가.
요즘은 일대일이 아닌 기자 여러 명이 참석하는 라운드 인터뷰가 많은데, 경력이 상당하신 분들이 많다 보니 1년 반이 채 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그 능숙함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대신 나는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분위기를 풀면서 시작하려고 노력한다. 칭찬을 먼저 던지거나 '전작부터 잘 지켜보고 있었다'는 식의 코멘트를 건네는 식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도 말해달라.
얼마 전 SBS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유어즈라는 그룹과 첫 개인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평소 여러 멤버에게 답변이 골고루 갈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데, 이 팀은 내가 굳이 그러지 않아도 리더를 맡고 있는 일본인 멤버 효가 다른 멤버들을 지목해서 답변을 끌어내더라. 더불어 맏형 보현은 간호학과 출신으로 아이돌치고는 이력이 독특한데, 대학생으로 사회생활을 조금 경험한 덕분인지 답변이 꽤 알찼다.

디스패치라는 언론의 핵심은 역시 분석 기사 쪽이다. 분석 기사 발행 프로세스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다.
연차가 있는 선배 기자들은 제보를 받거나 직접 아이템을 가지고 온다. 나는 막내라서 아직은 같이 취재를 돕는 단계지만 그럼에도 방향성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서 적극적으로 제안하면 잘 반영해 주시는 편이다. 자극적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사실 디스패치는 중립성을 위해 자체 광고도 안 받는 매체다. (웃음)
여태껏 발행한 글 중에 반응이 기억에 남는 기사는 무엇인가.
단독 기사는 반응이 다 좋았던 편인데… (웃음) 여러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딱 하나를 고르기엔 어렵지만 대신 독자들이 만족스럽게 읽어주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아무래도 팬덤 문화에 익숙해서 팬들이 어떤 것을 알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고려가 기저에 늘 깔려 있는 것 같다.
마지막은 이즘의 공식 질문이다. 이아진 기자의 인생 음악은 무엇인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하더라도 연예인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부모님이 영어 공부를 위해 틀어주신 디즈니 채널 드라마 < 한나 몬타나 >를 본 이후로 사람이 완전히 바뀌었다. 마일리 사이러스가 평범한 여학생과 인기 스타로 이중생활을 한다는 소재가 정말 재밌어서 방과 후에 친구들과 노는 대신 매일같이 이 작품만 봤다. 삽입곡 중에서는 테마곡인 'The best of both worlds'를 특히 많이 들었다. 이후 소녀시대를 통해 K팝에 입문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엔시티 드림을 가장 좋아한다.
진행: 임진모, 한성현, 남강민, 이재훈, 김한슬, 유성아
정리: 한성현
사진: 김한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