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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foot 7 foot (feat. Cory Gunz)
릴 웨인(Lil Wayne)
2010

by 한동윤

2010.12.01

방글라데시(Bangladesh)의 비트 제조 감각이 또 한 번 빛났다. 칼립소 뮤지션 해리 벨러폰티(Harry Belafonte)의 ‘Day-o (The banana boat song)’를 차용해 반복하는 구간은 구보하는 군인들의 구령처럼 무척 생기 있게 들린다. 바나나를 선적하는 선착장 일꾼들의 모습을 담은 원곡의 분위기를 헤치지 않으면서도 박력은 더 갖춘 적절한 가공이 돋보인다. 가벼운 울림을 내는 톰톰 드럼, 긴박한 느낌을 조성하는 사이렌 소리로 몽롱하면서도 타이트한 대기를 형성한 것은 명민한 단순미의 극치다. 지난 히트곡 ‘A milli’의 동어반복격 느낌이 강할 수밖에 없으나 치밀한 미니멀리즘 구조는 다시 봐도 튼튼하다.


릴 웨인(Lil Wayne)과 코리 건즈(Cory Gunz)도 곡을 소화하는 연기자로서 임무를 충실히 이행한다. 릴 웨인의 짜증을 내는 것 같은 특유의 음성, 그럼에도 유유하게 뱉어 내는 래핑은 노래의 근력을 충전하며 후반부 코리 건즈의 속도감 있는 래핑은 듣는 재미를 기한다. 무난함을 조금은 신선한 모습으로 탈바꿈시켜 단조로운 비트가 범하기 쉬운 지루함을 상쇄했다.


말끔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지만 묘한 리듬, 거기에 보조하면서 한편으로 보완하는 래핑이 합쳐져 은근한 흥분을 드리우게 한다. 중독성, 이것의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실감하게 되는 노래다. ‘A milli’에 이은 또 하나의 멋스러운 작품이다.

한동윤(bionicso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