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장은 피프틴앤드(15&)이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백예린을 < K팝스타 1 >의 히로인 박지민과 야심차게 연합하여 흑인음악 기조의 듀오를 결성하였지만 각자의 넘치는 역량 탓인지 만족스러운 성과를 일구어내지 못하였고 이는 곧 솔로 데뷔로 이어졌다. 휴지기 동안 개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타 가수 노래의 커버 음원을 공개하며 그 잠재력을 선보였던 그는 크러쉬의 ‘가끔’을 불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최신 알앤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스타 여성보컬의 탄생을 예고했다.
태생적으로 가녀린 어투에 더해진 간드러지는 바이브레이션은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말끔한 톤과 타고난 리듬감은 백인보컬의 날렵함과 흑인보컬의 그루브를 동시에 생성하고 있다. 박진영이 그토록 강조하는 공기 반, 소리 반은 그를 원형으로 두고 한 말인가! 공간감을 듬뿍 머금은 목소리는 부피감을 형성하여 귓속을 메아리친다. 이렇듯 발라드에 특화된 보컬의 우월한 특성은 본 앨범에서 재즈의 어쿠스틱한 정서와 결합한다. 특히 쓸쓸함과 애틋함의 간격을 우주를 건너는 낭만으로 승화시킨 ‘우주를 건너’에서 절정의 꽃을 피워낸다.
타이틀곡은 물론이고 수록곡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재지한 감성은 음색 본연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바이 바이 배드맨(Bye Bye Badman), 치즈(CHEEZE)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 구름이 인디 신에서 체득한 감각을 바탕으로 앨범을 이끌어 나간다. 심플한 악기구성과 무난한 코드워크는 특별한 변용 없이 심심한 와중 곡에 매력을 덧칠하는 것은 백예린의 노랫말. 온전히 그가 작사한 곡들은(‘우주를 건너’를 제외한 전곡) 가냘프고 사랑받길 원하는 여성적인 성향을 가감 없이 전한다. 앨범 제목 그대로 ‘지나치게 솔직하기에(frank)’, 안타까운 순수를 획득한다.
진솔한 메시지를 지녔음에도 아쉬운 점은 영어 활용의 미흡함이다. 가사 전체가 영어로 된 ‘As I am’, ‘That`s why’는 나름 유려한 발음에도 불구하고 정형화된 문장구조만을 사용하여 시적 유희를 배제하고 있다. 소구의 완연한 오용이다. 그럼에도 < Frank >는 정직하다. 여성성을 대표하는 여린 감수성을 음악으로 촘촘히 발현함으로써 가수와 합일을 이룬 셈이다. 한동안, 가장 ‘여성스러운’ 뮤지션은 백예린이 될 것이다.
-수록곡-
1. Blue
2. 우주를 건너 [추천]
3. As I am
4. 혼자 두지 마 [추천]
5. 잠들고 싶어 (zZ)
6. That`s 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