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소리로 포문을 열면서 전주와 후렴의 살짝 도치(倒置)를 통해 후렴(시시한 걱정 따위 내게 말하지도 마...)을 앞으로 뽑아냈다. 경록절의 ‘존엄’이자 우리 락의 ‘젊은 당수’는 여기에 자신의 정체성과 지향을 새긴다. 힙합과 전자댄스 풍속에 대한 록의 반격적 포효!! 홍대 펑크신의 동지이자 의형제인 ‘노브레인’ 출신 (지금은 ‘모노톤즈’) 차승우와의 조우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의 록 기타울림이 모처럼 후련하다.

여기선 그러나 전주 아닌 코러스가 된 ‘가만있으면 꿈도 꾸지 마/저 하늘의 별 잡히지 않아..’ 대목이 승부수. 귀에 잘 들리는 것은 크라잉넛의 수작인 ‘밤이 깊었네’, ‘룩셈부르크’ 등으로 이미 고유한 무늬를 확보한 한경록의 공력에 기인한다. 괜히 캡틴은 아닐 것이다. 남이 아니라 ‘자신을 먼저’ 독려하기 위한 메시지(‘내가 나를 돕지 않는다면 아무도 날 돕지 않아..’)도 공감을 산다. 남은 것은 나른해진(듯 보이는) 락피플의 반응이다. 한경록도 궁금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