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노래 운이 좋지 않았다. 주목받아온 보컬은 아니지만 이를 보완해주는 곡도 만나지 못했다. 2016년 서현과 함께 한 ‘Secret’은 두 멤버 모두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고, 미국 UMF에서 공연까지 한 ‘Always find you’는 그에게 부자연스러운 스타일이었다.

‘빠져가’ 속 유리는 이전 곡들에 비해 선명하고 자신감 있는 보컬을 들려준다. 뭄바톤, 트로피컬하우스가 떠오르는 묵직한 퍼커션은 목소리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리듬감을 부여한다. 이 곡을 넘어 ‘꿈’이나 ‘C’est la vie’ 같은 몽환적인 곡들은 소녀시대에 가려진 유리의 음악적 취향을 담고 있다. 다만 정확하지 못한 발음, 약한 보컬이 가수의 매력을 드러내기에 여전히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