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생 젊은 뮤지션임에도 이력이 다양하다. 사샤 슬론은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고 버클리 음대를 자퇴했으며 찰리 XCX, 카밀라 카베요, 앤 마리와 작업한 작곡가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 ‘Dancing with your ghost’와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 K팝 아이돌의 플레이리스트에 안착한 가수로 입소문을 탔다. 화려한 전자음악을 주로 작곡한 경력과 달리 싱어송라이터로서는 자전적 이야기와 그로부터 비롯된 우울을 소재로 삼는다.
퍼커션과 기타 리프 위에 신시사이저를 가끔씩 드리우는 단촐한 구성과 담담한 보컬은 고조되는 부분 없이 평이하다. 쳇바퀴 도는 일상을 표현한 도식적인 연출 덕분에 실존적인 불안을 토로하는 가사는 어떤 방해 없이 와닿는다. 펜데믹으로 인한 고립부터 출생에 대한 의문, 종교적 회의까지 현대인의 불안을 총체적으로 어루만질 땐 비관적인 철학가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2집 < I Blame The World >의 선공개 싱글로서 앨범의 입문서 역할을 깔끔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