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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shy
뉴진스(NewJeans)
2023

by 김호현

2023.07.01

이들의 음악은 언제나 섬세하다. 곡 전반적으로 미니멀한 사운드를 일관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종류의 당김음으로 역동성을 발하는 후반부 앙상블이 프로듀서의 예민한 기술력을 방증한다. 보컬은 개성을 드러내기보단 곡을 구성하는 여러 사운드 중 하나가 되기를 기꺼이 자처하며 김심야가 참여한 묘한 가사를 떠받친다. 이렇다 할 멜로디가 도드라지진 않기에 청자를 단번에 사로잡는 힘은 부족하나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아티스트의 이름이 붙어 상업적 성공에 관한 가능성을 획득한다.


사운드를 꽉 채워 만든 통상적인 댄스곡에 비해 단출하지만, 화사한 시각적 이미지를 음악에 세련되게 결합하여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된 새로운 종류의 감성을 끌어낸다. 이는 비슷한 음악을 만드는 핑크팬서리스(PinkPantheress)와의 차이점으로 서구권의 음악을 재해석하여 역수출한다는 측면에선 K팝의 특징이기도 하다. 음악 미학 그 자체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고도의 상업적 노력을 대중이 어떤 식으로 공감할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오랜 기간 음악을 대중에게 노출할 수 있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회사로서는 결국엔 설득에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가진 모양이다.

김호현(hoizm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