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bo’, ‘-18’ ‘우주로’, ‘Loca’, ‘Doom doom ta’, ‘Rub a dum’, ‘Kiss’처럼 아프로비트와 뭄바톤으로 기초를 다졌지만 격정적이지도 않고 혼란스럽지도 않다. 힘을 빼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비트를 타고 선율을 다룬다. 아프리카 부족의 음악축제 같았던 이전 싱글들과 달리 ‘Diamond’는 맑은 여름날 야자수에 묶은 해먹에 누워 칵테일을 마시는 평화로움이다. 전작 < W.A.Y. >에 수록된 펑크팝 스타일의 ‘We are young’과 어두운 ‘Witch’의 어정쩡함 사이에서 고민하던 트라이비와 신사동 호랭이는 결국 시발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부드럽고 낭만적으로.
보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중저음의 소은, 현빈 그리고 미레가 곡을 주도한다. 낮은 톤을 가진 그들은 중간 템포의 곡에 맞춘 파트 배분 덕분에 노래 분위기를 관조적으로 이끌고 높은 음을 맡았던 하이 톤의 송선과 지아, 켈리 역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음조를 낮춰 곡 전체를 흥겨우면서도 슬프게 포장한다. 주요 멜로디보다 고음으로 내지르지 않고 저음으로 소화한 프리코러스가 더 아름다운 ‘Diamond’는 트라이비의 보옥(寶玉)이 될 것이다. 이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고 떠난 고 이호양(신사동 호랭이)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