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완급조절이다. 절친한 친구 맥 밀러의 죽음 이후 한층 강화된 침착함과 진중함을 장착한 스쿨보이 큐는 여섯 번째 정규작 < Blue Lips >에서 베테랑의 지위에 걸맞은 완성도와 맞춰잡기로 청자를 노련하게 요리한다.
우선 주목할 만한 지점은 정석에 가까우면서도 매혹적인 트랙 배치다. 예전의 압도적인 구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스쿨보이 큐는 다양한 변화구와 깔끔한 직구를 적재적소에 찔러 넣으며 청취의 흥미를 끌어올린다. 나른한 인트로 ‘Funny guy’ 직후 윽박지르며 등장하는 ‘Pop’, 이후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Thank god 4 me’... 러닝타임 내내 지속되는 현란한 등락에 쾌감이 절로 끌려 나온다. 작품을 마무리짓는 ‘Smile’의 희미한 인상이 아쉽긴 하나, 전반적으로 뛰어난 곡 배합에 각 트랙은 개별적인 트랙 이상의 위력을 갖춘다.
이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역시 스쿨보이 큐의 변화무쌍한 퍼포먼스다. ‘Blueslides’에서처럼 여유롭게 활보하다가도 이내 피치를 바짝 올리며 긴장감을 조성하고(‘Yeern 101’), 고막을 날카롭게 긁어내기도 서슴지 않으며 역동성은 배가된다. 리코 내스티(Rico Nasty)의 앙칼진 라인이 매혹적인 ‘Pop’, 프레디 깁스가 중후하게 마무리짓는 ‘Ohio’ 등 피처링의 기용 역시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히 어우러지는 모습. 일정한 구조 내에서 쾌감의 구석구석을 찌르는 안정적인 투구 내용이다.
스쿨보이 큐가 < Blue Lips >를 통해 도달한 곳은 일종의 경지다. < Blank Face LP >의 블록버스터만큼은 아니더라도, 확실한 제구력과 영민한 볼 배합을 통해 앨범 단위의 힙합이 어떻게 청자를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적확한 해답을 내놓는다. 성장보다는 통달에 가까운 작품. 이제 지팡이를 든 도사의 모습이 큐의 뒤에 비쳐 보인다.
-수록곡-
1. Funny guy
2. Pop (Feat. Rico Nasty) [추천]
3. Thank god 4 me [추천]
4. Blueslides [추천]
5. Yeern 101 [추천]
6. Love birds (Feat. Devin Malik, Lance Skiiiwalker)
7. Movie (Feat. AzChike)
8. Cooties
9. Ohio (Feat. Freddie Gibbs) [추천]
10. Foux (Feat. Ab-Soul) [추천]
11. First
12. Nunu
13. Back n love (Feat. Devin Malik)
14. Lost Times (Feat. Jozzy) [추천]
15. Germany 86' [추천]
16. Time killers
17. Pig feet (Feat. Childish Major) [추천]
18. 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