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makes you forget (itgehane)’, ‘Starry night’, ‘(It goes like) Nanana’ 등의 곡으로 외신과 평단을 사로잡으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페기 구는 독일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디제이다. 특징을 조금 더 서술하자면, 특유의 주술을 외듯 한글을 몽롱하게 되뇌는 보컬과 딥 하우스 계열의 청명한 사운드 터치를 문방사우 삼아 흥과 멋을 붓칠하는 풍운아 같은 음악가다.

‘1+1=11’은 그런 부드러운 기조에서 더 나아가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아예 깊은 연산을 요하지 않는 트랙이다.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가사마저 생략하고 반복성을 높여 환락과 도취의 동의어인 트랜스 요소를 강화했다. 의도적으로 틀린 계산은 논리와 공식의 눈으로 보지 말고 오로지 감각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의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변도로 내달리는 구성은 쟁쟁한 히트 싱글 라인업에 합세해도 좋을 메인 디시라기 보다는 앞으로 나올 정규 1집 < I Hear You >의 기대와 주목을 끌어모으고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로 기능한다. 개별 트랙보다 클럽 셋리스트에서 더 빛을 발할 곡이지만, 간단한 리듬 하나로 이렇게 아우라를 뽐낼 수 있다는 점은 놀랍다. 여러모로 그가 감각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