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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road (Feat. 양동근, NSW 윤)
쿤타(Koonta)
2024

by 임동엽

2024.09.04

트렌드를 쫓으면서도 자신만의 브랜드는 놓치지 않았다. 뉴진스의 ‘Ditto’ 열풍과 함께 2023년 K팝을 지배한 전자 음악 ‘저지 클럽’과 1990년대 국내 대중음악에 정착해 시대를 풍미하며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레게’가 만났다. 여기에 합세해 NSW 윤의 단단한 랩은 저지 클럽의 긴장감을 더욱 타이트하게 몰아가고, 양동근은 정반대로 여유로운 리듬의 레게와 물아일체를 이루며 흥분감을 느슨하게 풀어 놓는다. 두 개의 장르와 신구 래퍼를 하나로 뭉친 믹스 앤드 매치가 호기롭다.


쿤타는 레게에 수절한 또 다른 뮤지션, 스컬의 사자 레코드 소속이다. 그와 함께 한 2023년 EP ‘Reggae’만 봐도 이 장르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본인이 잘하는 스타일과 좋아하는 스타일이 일맥상통하여 큰 힘을 발휘한다. ‘Hope road’는 대중적 요소로 활용되지만 그 대중적 지위가 위태로운 음악으로 K팝의 범위를 수평뿐만 아니라 수직으로 넓히고 있다. 그 길이 험난할지 모르지만 쿤타에게는 의미 없다.

임동엽(sidyiii3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