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나인뮤지스 출신 뮤지션 경리가 발매한 EP < Eternal Bloom >의 타이틀 곡이다. 부드럽게 흘러가는 멜로디 사이 신시사이저를 녹여 복고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또 무엇보다 팝적이다. 일면 도자 캣의 히트곡 ‘Kiss me more’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어디선가 들어 봄 직한 요소들이 곡 전반에 퍼져 있는 인상이다.
음반명부터가 그렇다. 이미 제로베이스원(‘In bloom’), 청하(< Blooming Blue >)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사용한 피어나다는 의미의 단어 bloom을 가져왔지만 자신의 색을 제대로 각인하지 못했다. 노래 제목으로 쓴 체리 역시 완벽한 하루는 곧 케이크 위에 놓인 체리와 같다는 비유를 품긴 했으나 곡과 어울리지 못하고 부유한다. 크래비티의 ‘Cherry blossom’, 청하의 ‘Cherry kisses’, 뮤지션 체리필터 등 자주 사용되는 소재인 체리를 영리하게 지배하지 못했다.
익숙하고 평이한 소재들을 음악에 녹여냈다. 결과적으로 이질감 없이 이지리스닝이 가능한 곡을 빚어냈으나 그 안에 고유성은 옅다. 기표만 있고 기의는 없는 무던한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