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출신의 래퍼 하누만카인드와 프로듀서 칼미가 만든 싱글 'Big dawgs'는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며 안정적인 우상향을 기록 중인 화제의 곡이다. 그야말로 일대가 뜨겁다. 각종 리액션 비디오와 숏폼 콘텐츠의 단골 소재로 낙점된 것은 물론, 최근 빌보드 차트에서는 57위라는 높은 기록으로 데뷔를 거뒀다. 스포티파이에서 1억 회 스트리밍을 넘긴 것은 덤이다.

승부수는 초반 25초에 있다. 오토바이 배기음이 진하게 풍기는 비트, 그리고 드레이크와 프로젝트 팻(Project Pat)의 'Knife talk'을 오마주하되 특유의 억양과 강세를 입힌 차진 플로우로 이목을 끌며 단시간 침투가 중요한 바이럴 히트의 기본 요건을 단단히 구비했다. 위험한 스턴트 쇼로 알려진 '죽음의 우물'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도 뇌리에 깊은 인상을 새긴다. 흡사 '발리우드'라 불리는 자극적이고 기상천외한 영화적 발상을 음악에 이식한 듯하다.

영감을 차근히 풀어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짧은 호흡의 변주와 전개 때문에 각 파트를 제대로 즐길 시간이 부족해 하나의 완성된 곡이라기보다는 짧고 굵은 클립 덩어리를 연속으로 보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독특한 분위기 하나로 신문물에 배고픈 이들의 허기를 배불리 채우고, 하물며 인도의 팝 시장까지 관심을 두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소구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성공적인 생태계 교란의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