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의 솔로 데뷔 출사표 'Run away'는 의문만이 가득하고 의중을 파악할 수 없다. 비트든 멜로디든 오로지 기본만을 지키면서 나아갈 뿐이고, 쯔위의 보컬 역시 주어진 틀 안에서 음정을 열심히 짚으며 최대한 안전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다.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에도 아무런 특이사항이 없다. 그저 이 곡 안에 참여한 모두가 각자 맡은 최소한의 역할만 했을 뿐이다. 무리수는 발견되지 않지만, 곡의 유의미한 점도 도무지 찾을 수 없으니 듣는 사람도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확실한 색깔, 뮤지션으로서의 지향점도 없다.
트와이스 멤버 중 이미 솔로 데뷔를 마친 나연, 지효의 경우 그룹 활동에서 메인보컬로서의 강점이 수차례 드러났던 만큼 솔로 역시 안정적인 선에서 머무를 수 있었지만, 쯔위의 솔로는 선례들에 비해 모험과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했다. 아티스트로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멤버를 당당하게 솔로로 내세우기로 했다면, 그동안 대중이 잘 몰랐거나 알 수 없었던 그의 감춰진 무언가를 끌어 올렸어야 했다. 그러나 JYP엔터테인먼트는 2020년대의 그 어떤 이도 참신하다고 여기지 않는 신스 베이스 기반의 안전제일주의 디스코 장르에 소속 아티스트를 그저 세워놓기만 했다. 숨겨진 보컬 역량을 마음껏 뽐내는 것도, 트렌디한 스타일을 들려주는 것도 아니라면 대체 이 곡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