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매기 로저스가 투어 개시에 맞춰 공개한 신곡이다. 대학 시절 그의 음악을 듣고 감동한 퍼렐 윌리엄스의 영상으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2016년 데뷔한 이래 인디 포크 팝 분야에서 꾸준히 이름을 알려왔다. 올해 4월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작 < Don’t Forget Me >의 연장선상에서 앨범의 제작진을 그대로 대동한 ‘In the living room’은 리듬에 잠재되어 있던 록적인 감각을 폭발적으로 일깨운다.
한 발짝 뒤에서 배경을 처리하는 어쿠스틱 기타와 전면에 나선 일렉트릭 기타, 조합 자체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큰 차이를 빚는 것은 당연하게도 아티스트의 기본기다. 입을 처음 뗄 때부터 심상치 않은 기세를 드러내는 선율은 순식간에 시네마틱한 풍경을 자아내고, 후반부 고음으로 치닫는 구간은 높은 호소력의 보컬과 만나 장대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런 목소리라면 가사가 그리는 이별의 상흔도 찬란하다.
대중적 팝 록 사운드는 팬데믹 시기 핫한 키워드로 떠오른 2000년대 에이브릴 라빈과 힐러리 더프, 켈리 클락슨과 미셸 브랜치와 같은 뮤지션의 스타일을 닮았고 가창의 감정적인 깊이는 그 원전이 되는 앨라니스 모리셋과 식스펜스 넌 더 리처, 크랜베리스 등 여성 얼터너티브 뮤지션의 퍼포먼스가 떠오른다. 복고를 피할 수 없는 오늘날 대중음악의 흐름에서 결과를 판가름하는 것은 각 요소를 어떻게 배합할지에 있다. 각각의 장점만을 영리하게 취한 매기 로저스의 이번 노래는 감히 그 이상향이라 할 수 있을 만한 곡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에 함몰된 우리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재능 있는 음악가의 멋진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