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린 호주의 싱어송라이터 루엘의 변신에는 끝이 없다. 작년 정규작 < 4th Wall >에 변칙 전술을 겪었다면 대응할 수 있겠지만, 대표곡 ‘Painkiller’의 걸걸한 보컬과 ‘Distance’의 절절한 짝사랑으로만 이 소년을 기억한다면 이번엔 확실히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까지 강조했던 루엘의 핵심 대신 엷은 목소리와 찰랑거리는 기타 선율이 새롭게 인사를 건넬 것이다.
연인의 살랑살랑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곡이 손쉽게 기분 좋은 감상으로 유도한다. 주제에 걸맞은 사운드가 3분 내내 이어졌다면 가볍게 듣고 지나칠 수 있는 곡이다. 불안정성은 모든 마디마다 포함된 가성에서 나타난다. 여기에 흐릿한 멜로디가 더해져 기존 장점을 조금씩 잠식하자 점차 과거의 루엘이 그리워진다. 선선한 캐릭터 반전을 기획했지만, 목소리의 반전만이 뚜렷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