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유행은 갔지만 이날치는 돌아왔다. 3년 만의 복귀. 2020년 ‘범 내려온다’로 K팝의 판을 뒤집었던 밴드가 새로운 음악 한 마당을 펼치기 시작한다. OST 등 간간이 작업물이 나오기도 했지만 멤버 교체를 겪으며 컴백 시기가 길어졌으리라. 그럼에도 베이시스트가 2명이라는 점과 요즘 보기 힘든 남녀 혼성 보컬(소리꾼)이라는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
유일한 연주 악기인 베이스와 드럼이 리듬을 잡으면 보컬은 사운드를 채운다. 고수와 단둘이 장단을 맞추는 판소리에 비하면 화려하지만 가요의 기준에서는 단출한 이 개성적인 구성을 효과적으로 살렸다. 의성어, 의태어 가득한 가사, 어구와 음절이 반복하는 후렴, 해금인지 목소리인지 분간이 안 가는 사운드 등이 신시사이저와 함께 오밀조밀하게 섞여 들어간다. 국악의 대중화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릴지 몰라도 이날치의 소리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