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빈밴드 인터뷰
유다빈밴드
꼭 눈에 보이는 상처나 주름이 노력의 시간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앳된 얼굴로 입을 뗀 다섯 명의 깊이 있는 이야기에서 그간 드러나지 않은 치열한 과정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무대에 오르고 EP < Ignite >부터 ‘오늘은 잠에 들 거예요’를 발표함은 물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24년은 유다빈밴드라는 나무가 생명의 잎을 싹 틔우기까지 두려웠던 순간은 뒤로한 채 한없이 만개한 해였다.
그럼에도 멈춤 없이 달리고 싶은 마음을 결연한 표정으로 털어놓았다. 대화 속에서 엿보인 서로 의지하고 믿는 마음이 기꺼이 뛰고자 하는 열의를 만들었을 거다. 10대, 20대만의 울타리로 ‘청춘’을 외치기보다는 더 큰 포용력으로 세상을 푸르게 만드는 유다빈밴드, 그들의 생기 있는 신념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보자.
좌측부터 이상운(드럼/리더), 이준형(기타), 유다빈(보컬), 유명종(키보드), 조영윤(베이스)
이즘과 반가운 첫 만남이다. 독자들을 위해 유다빈밴드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한다.
유다빈: 17학번 동기들로 구성된 동갑내기 다섯 명의 밴드다. 초반에는 싱어송라이터인 나를 중심으로 모여 활동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멤버 개개인마다 역할이 확실히 생기면서 음악적으로 더 다양해졌다. 팀 이름이 유다빈밴드인 데 비해 내가 하는 건 많이 없다. (웃음)
이상운: 리더로서는 ‘말 많은 다섯 명의 우당탕탕 여행기’라고 소개하고 싶다.
유다빈밴드라고 팀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있나. 다른 후보는 없었는지.
이상운: 후보도 많았고 바꾸자는 이야기도 나온 적 있다. 그렇지만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우세해 그대로 변경하지 않았다.
유다빈: 첫 앨범을 이미 < 유다빈밴드 1집 >으로 낸 상태에서 논의가 나온 터라 팀 이름을 바꾸는 게 특별히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영문 팀명으로 ‘YdBB’를 고안해 내거는 식으로 소개하곤 한다.
밴드 이름에 한 사람의 이름이 오르면 중심 멤버가 명확해 보이기 쉬운 듯하다. 그로 인한 한계점이나 오해 또한 있을 것 같은데.
유다빈: 작사, 작곡을 내가 진행하고 멤버들은 편곡을 도와주는 식으로 1집을 만들었다. 나 홀로 초반 곡 작업을 하는 게 부담이었다기보다 한계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유다빈 중심은 아니니까. 프론트맨으로서 멤버들에게 이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밴드 안에서 실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계속 함께 즐겁게 오랫동안 밴드를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초반에 멤버들에게서 힘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나 또한 돌려주고 싶었다. 같이 나아가는 측면에서 서로의 꿈과 기량을 펼쳐가는 방향을 모색하려 노력했다. 이런 생각을 하던 당시 <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들 또한 작사, 작곡에 참여하는 방식을 시작하며 방향의 전환이 크게 있었다.
좌측부터 유명종, 이준형
멤버 개개인의 포지션과 연주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묻고 싶다.
유명종: 키보드로 밴드에 합류하기 전에는 피아니스트로서 정체성이 분명했다. 혼자 연주할 때는 곡을 꽉 채우기보다 공백을 일부러 주는 편이었고 그게 내 특징이었다고 생각한다. 밴드를 시작하면서는 비우기보다 담으려 하면서 내 색깔을 내세우기보다 동화되는 방식을 택했다.
유다빈: 명종의 실력이 뛰어나다. 최근 공연의 인트로, 아웃트로 혹은 곡의 오케스트레이션이나 편곡, 시퀀싱 등 많은 역할을 도맡는다.
이준형: 팀에서는 기타와 작곡을 맡았고,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한다. 곡을 직접 쓰다 보니 밴드 멤버로서 연주할 때도 멜로디 중심의 연주를 지향하는 등으로 연주자적인 관점보다 작곡가의 시선으로 음악을 바라보게 된다. 기타 솔로를 노래 멜로디와 어울리게 구성했던 ‘Letter’를 예시로 들 수 있겠다. 이렇듯 시야의 차이가 다른 연주자들과의 차별점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이상운: 과하다 싶을 수도 있을 정도로 드럼에 감정을 싣는다. 록적이라기보다 재즈에 가까운 연주법이다. 록이 강렬하고 팝이 가벼운 터치를 드러내는 식이라면, 내 연주는 재즈가 그렇듯 연주가 진행될수록 고조되는 방식이다. ‘항해’가 앞서 말한 면모가 한껏 담긴 곡이다. 요즘 흔히들 하는 후편집을 거의 가미하지 않은 연주였다. 그런 튠을 지양하기도 하고.
유다빈: 보컬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곡이 내 이야기이든, 아니든 듣는 사람이 진짜 내 이야기처럼 듣도록 만들려 노력했다. 어쨌든 입 밖으로 내뱉는 사람은 보컬이니까. 진실의 마음으로 이끄는 호소력이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준형: 다빈의 보컬은 너무 좋은 재료다. (웃음) 하고 싶은 걸 제안하면 딱 맞춰 구현 시켜준다. 협업하기에 굉장히 훌륭하다.
조영윤: 베이시스트로서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까지 굳이 과하게 나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게 개인적으로 장점인 듯하다. ‘항해’를 예로 들자면, 일부러 듬성듬성한 베이스라인을 짰다. 내가 비운 부분에 기타, 건반 등 다른 멤버들의 장점이 드러날 자리를 두며 그들을 믿고 강세를 더 지지해 주는 연주를 지향한다.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나만의 색채를 갖춘 점이 EP < Ignite >에 잘 드러난다.
EP < Ignite >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번 EP에서 각자가 언급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유명종: 내가 쓴 곡인 만큼 ‘바람’을 먼저 말하자면, 이 곡은 온전히 내 이야기를 다뤘다. 밴드와 내 미래에 대해 크게 불안해할 때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나를 딛고 일어서게 해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담은 곡이다. 멤버들에게도 고마움이 크니까, 가사 안에 ‘유다빈밴드’ 다섯 글자로 오행시처럼 쓴 구절도 있다.
유한하게 남은 날들을
다 가질 순 없으니
빈틈없이 사랑하자 입에
밴 말들이 아닌
드리우는 어둠이 무색하도록 함께 밝히자
(‘바람’ 中)
이준형: 담백하고 담담한 면모를 잘 보여주기에 ‘Light’를 최근에 자주 듣는다. 이번 앨범 외에도 같은 매력으로 ‘이 계절의 바람 속에서 나 변함없이 춤추네’도 같은 매력을 잘 표현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조영윤: 나도 ‘Light’를 꼽고 싶다. ‘불’ 또한 다빈이 잘 소화한 곡이지만, 보컬적인 성향이 제일 잘 나타나는 게 ‘Light’라고 느낀다. 포크 감성이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기 때문에 편곡에도 그 강점을 잘 살리는 데 주안을 맞춰 힘썼다.
이번 EP에서 어떤 느낌을 보여주고자 했는가.
유다빈: 1집에서 가져간 성향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더라도 유다빈밴드만의 확실한 방향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업을 하면서 음악하는 동료들에게 조언받기를, “유다빈의 캐릭터가 여전히 너무 강하다”는 지적을 여럿 받아 많이 고민했다. 그 결론으로 기존보다도 더 멤버들의 곡 제작 참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새로운 유다빈밴드를 선보이는 시발점 같은 음반이다.
이준형: 밴드맨이기에 가지는 고정관념일 수도 있는데, 밴드는 록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시원하고 친근한 맛의 록이 우리와 어울리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해서 밴드 음악이 가지는 매력에 중점을 둔 EP를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 같이 편곡에 힘쓴 ‘나침반’이 밴드의 매력을 보여준다고도 느낀다.
유명종: 팀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중시해야 하는 건 메시지지 그 뜻을 담는 폰트는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EP를 꽤 다양한 장르로 채웠지만 1집과 전하고자 하는 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전과 본질은 같다고 여긴다. 노랫말을 담는 포장지가 많이 달라졌을 뿐이다.
말한 대로 뚜렷한 가사의 메시지에서 많은 반응이 돌아온 것 같다. ‘불’, ‘바람’, ‘Light’ 등 원소를 제목으로 한 곡이 많은데, 구상한 콘셉트가 있나.
유다빈: 우연한 결과다. 하지만 내가 발을 딛는 땅, 자연물에서 많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편이다. 냄새와 질감, 모양 그리고 그것들이 삶에 주는 의미와 찾고자 하는 바를 재확인하며 곡을 쓴다.
음악에 담는 메시지 외에도 체감하는 어필 포인트가 있다면.
이준형: 요즘 밴드부가 열풍 아닌가. 학교 밴드부에 보통 여자 보컬이 많고 건반도 항상 있는 편이라 우리 음악이 딱 커버하기 좋은 포지션이다. 거기에 또 곡이 너무 어려우면 안 되니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가 커버에 적합한 밴드라고 말하곤 한다.
이상운: 그런 점을 의식하고 만든 ‘오늘이야’도 있을 정도니까. 곡의 난도를 일부러 높지 않게 가져갔는데, 발매 후 많은 연주 영상을 발견하고 “이게 맞았군” 싶었다.
이준형: 재밌는 건 요즘 밴드부도 실력이 출중해서 ‘항해’나 ‘좋지 아니한가’ 같은 어려운 곡들도 잘 한다.
유다빈: 내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 아이돌을 좋아했듯이 밴드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 그런 시대에 밴드를 하고 있으니 운이 좋다는 생각을 크게 한다.
평소 본인들도 커버 곡을 자주 선곡하곤 하는데, 선곡의 기준이 있나?
이준형: 항상 다빈에게 불러보게 하고 어울리는 곡을 고른다. 예외로 ‘좋지 아니한가’는 <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 경연 당시 감성적인 곡 위주의 선곡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둔 수였다. 개인적으로 크라잉넛의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워낙 하나의 완벽한 곡이었다.
경연에서 힘든 상황이 많았을 텐데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
유다빈: 너무 간절했다. 여기서 뭔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멤버들이 군입대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거기서 잘 해야만 했다.
이상운: 그렇지만 순전히 그런 이유로만 나간 경연은 아니다. 재밌어 보이는 이유도 큰 몫을 했다. 우리의 생각보다 높게 올라갔는데, 아무래도 곡마다 정해둔 하고 싶은 바를 잘 보여준 게 크지 않았나 싶다.
이준형: 덧붙이자면 경연에 맞는 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본질에 대한 노력을 잘 알아주신 게 아닐까.
좌측부터 유다빈, 조영윤, 이상운
인터뷰 전날 진행된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무의식적으로도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최근에 서로에게서 느낀 가장 큰 영향이 있다면.
이상운: 나의 감정적이고 호전적인 면모가 이들로 인해서 희석되는 걸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느낀다. 예전엔 고집이 세고 쟁취해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로 자존심이 높았다. 하지만 네 명으로부터 나의 정의가 반드시 남들에게도 선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참 많이 배우고, 조화에 다가가고 있다.
이준형: 작곡을 하는 멤버들 각자만의 이야기가 곡 안에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올해 발매를 이어가면서 각자의 견해가 우리로 종합되는 경험을 했다. ‘불’을 만들 때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명종과 다빈이 쓴 ‘털어버리자’와 내용이 이어지는 흐름이 있던 거다. 그걸 보면서 서로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
올해 조매력과의 협업,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페퍼톤스 20주년 앨범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선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올해의 순간이 있나?
이준형: 아무래도 축제, 페스티벌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축제가 많은 학교 축제 중에서도 반응이 뛰어났다. 그런 리액션을 받는다면 어떤 가수라도 울컥하고 사랑받는다는 기분을 느끼겠다 싶을 정도로. 또 하나가 있다면 뷰티풀 민트 라이프 무대에서 ‘항해’,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 등 신나는 곡을 연달아 선곡해 즐겨서 신나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5월의 무대였다. 봄은 청춘의 계절 아니겠나. ‘청춘’은 또한 유다빈밴드의 노래에 많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이 단어를 어떻게 여기고 있나.
유다빈: 반짝거리는 순간과 불태워볼 수 있는 의지를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일 수도 있고 추구하는 일, 감추고 싶거나 잊고 싶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모두 그 안에 있다. 우리 노래를 통해 본인을 투영하고, 나이를 막론해 각자가 청춘이라 생각하는 그 시간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단 젊은 사람뿐 아니라 무언가 최선을 다하거나 고찰하는 과정에 있는 모든 사람이 청춘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조영윤: 무언가를 조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게 청춘 같다. 예를 들어 우리를 보고 단순히 듣는 것도 좋지만, 따라 불러보고 싶어지거나 연주를 해보고 싶어지는 등 유다빈밴드 때문에 음악을 쉽게 접하게 되면 그 또한 청춘 아닐까 싶다.
올해의 마무리로 ‘오늘은 잠에 들 거예요’를 발표했다. 약 1년 전 라이브에서 선보인 곡이기도 한데 간단하게 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유명종: 작년 11월에 만든 곡이지만 음원을 한 달만에 발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 겨울이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렸다. 마케팅적인 측면 또한 고려해야 하니까. (웃음) 겨울을 대표하는 소재가 눈이니, 눈이 오면 어떤 거리든 하얗게 변하는 데서 착안해서 기억에 눈이 내리면 나쁜 기억 또한 덮인다는 이야기로 연결했다. 그러면 조금 더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테니 눈에서 잠으로 소재를 연결한 셈이다. 그렇기에 제목 또한 ‘오늘은 잠에 들 거예요’가 됐다. 발매 후 반응이 좋다면 새로운 계절 음악을 발매할 수도 있겠다.
이전에도 미발매 곡을 여럿 선보인 적이 있다. 미리 반응을 보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가?
유명종: 반응을 확인하려 하기보다 행사나 페스티벌과는 다른 단독 공연의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선물의 일환으로 단독 공연마다 미발매 곡을 많이 선보이게 됐다.
신곡이 5분이고, 여타 대표곡도 3~4분 내외다. 긴 러닝 타임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유명종: 길이가 짧아지는 추세에 회의감을 갖는다. 하고 싶은 말을 대중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짧은 러닝 타임에 가둘 생각은 없다. 담으려 하는 메시지에 맞추는 걸 최우선으로 둔다.
이상운: 화자가 가진 감정들을 표현하기에 긴 러닝 타임이 필요했을 뿐, 부담감은 없었다. 하지만 확실히 트렌드가 짧고 공감을 얻기 쉬운 주제로 기우는 현상에는 공감한다.
조영윤: 짧은 말과 긴 말이 가진 힘은 각기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조금 더 길게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2024년은 열심히 활동한 해였다. 2025년의 목표를 세워뒀는가.
유다빈: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하나 더 발표하고 싶다. 선보이지 못한 곡이 너무 많다. 때를 기다리고 있는 곡 위에 새로 작곡한 곡들이 계속 쌓이고 있다 보니 이것들을 세상에 어서 꺼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큰 곳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 것도 목표다.
마지막으로 이즘의 공식 질문이다. 유다빈밴드를 음악의 세계로 이끈 아티스트를 꼽는다면.
이상운: 드러머로는 레드 제플린의 존 본햄을 꼽겠다. 아버지 영향으로 교회에서 음악을 처음 접하고 탐구심에 이끌려 여러 음악을 들을 때 다큐멘터리를 보고 중학생 때부터 줄곧 들었다. 그리고 마이클 잭슨도 빼놓을 수 없겠다. 처음부터 좋아서 들었냐고 하면 솔직히 아니고, ‘팝의 황제’라는 타이틀로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까 당시 들었던 그의 음악이 큰 양분이 됐다.
조영윤: 처음 음악을 꿈꾸게 해준 건 서태지. 중학생 때 메가데스, 슬립낫 등 폭을 넓히는 데 일조한 뮤지션이다. 그 후로 다양한 장르로 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프린스도 좋아하고, 다프트 펑크에게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상운과 마찬가지로 마이클 잭슨도 어렸을 적부터 굉장히 좋아한다.
이상운: 나와 영윤이 공통으로 이박사, 나훈아에게서도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유명종: 미셸 페트루치아니(Michel Petrucciani), 우에하라 히로미(Hiromi Uehara). 이렇게 두 명이 있다. 전자는 강렬하고, 후자는 섬세하고 부드럽게 연주하는 만큼 둘의 터치가 아주 다르다. 원래는 나도 미셸 같은 연주법을 지향했는데, 밴드를 하면서 대중성을 어떻게 담으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히로미 같은 연주를 흡수하게 됐다. 팝적인 연주도 물론 좋지만 내가 지향하는 바는 대개 재즈 피아니스트들에게서 온다.
이준형: 존 메이어를 존경하고, 재즈 기타리스트 줄리안 라지(Julian Lage)를 좋아한다. 멜로디컬하게 연주해서 마치 피아노를 치듯 기타를 연주하는 느낌을 준다. 최근에 국내 뮤지션 중 웨이브 투 어스 김다니엘의 기타 연주도 좋아한다. 톤을 정말 잘 만들어서 인상적으로 듣고 있다.
유다빈: 합창으로 노래를 처음 시작해 대중음악으로 기울게 해준 팀은 버스커 버스커다. 그들의 ‘벚꽃 엔딩’을 연주하고 싶어 기타를 들게 되기도 했고. 처음 보컬의 매력을 느끼게 한 이는 이수영이었다. 그의 창법을 굉장히 좋아해 어릴 때부터 ‘Grace’가 애창곡이었다. 전공으로 보컬을 하면서 그의 목소리에 있는 한 같은 장점들을 연구하고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심규선의 음악을 알게 되고 작사, 작곡과 노래로 전하고자 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그의 음악에서 많이 배웠다.
진행: 임진모, 손민현, 염동교, 한성현, 정기엽, 박승민
정리: 정기엽
사진: 한성현
사진 제공: MPMG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