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조 보이밴드 트레저는 지난 5월에 발표한 박력 있지만 어둡고 묵직한 ‘King kong’과 달리 이번에는 밝고 흥겨운 곡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약 받는다. 다른 아이돌 그룹들보다 신시사이저를 과용하는 이들의 노래들은 쉽게 물리지만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자신감 있는 보컬로 그 약점을 희석한다.
‘Last night’은 시아와 데이비드 게타의 합작품 ‘Titanium’이나 아울 시티와 칼리 레이 젭슨의 듀엣곡 ‘Good time’이 직관적으로 떠오를 만큼 2010년대 EDM의 잔향이 진하다. 이전에 공개한 ‘Hello’, ‘B.O.M.B.’, ‘Going crazy’의 연장선에 있는 노래지만 고등학생의 연애편지 같은 일차원적인 가사가 곡의 완성도를 갉아먹는다. 유행의 최전선에서 조금 뒤로 벗어난 과거 스타일과 접선해 자신들의 음악 형식을 확립한 트레저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지향점과는 다르지만 그 덕분에 이들은 YG의 보물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