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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겁네
아우릴고트(Ourealgoat)
2024

by 김호현

2025.01.01

아우릴고트의 감성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싱글이다. 서정적인 가사에 담긴 이별의 슬픔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가사의 정서적 깊이가 다소 얕지만 여운이 전혀 없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전형적인 구성과 익숙한 작법은 몰입감 있는 감상을 막는다는 점에서 이 곡의 한계로 느껴진다. 참신한 음악적 시도보단 힘을 빼고 툭툭 내뱉는 솔직함을 강조하기 위해 익숙한 틀에 머무는 모양새다.


귓가에 속삭이듯 제련된 사운드는 ASMR 등 아티스트의 최근 시도들과 노래의 연관성을 상상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이한 상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가수의 맥락이 음악 자체가 담은 의미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감각적인 접근으로 청자와 가깝게 다가가는 것에 성공했지만, 음악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엔 소극적인 상황. 감정의 표면을 스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김호현(hoizm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