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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dogma
김태균(TAKEWON)
2024

by 임동엽

2025.01.09

복수의 칼을 빼 들었다. 건강 문제 등 개인적인 이유로 작년 초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10개월 만에 10분이 넘는 통한의 디스 곡을 발표했다. 오랜 동료였던 크루셜스타를 위시해 과거 음악적 결집을 도모했던 손 심바, 큐엠, 그리고 딥플로우가 갈등의 대상이다. 완성도는 둘째 치고 긴 러닝 타임 안에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지루할 틈 없이 내뱉는다. 준비라도 되어있었던 것처럼 크루셜스타도 하루 만에 맞대응 곡 ‘상업예수’(김태균의 2집 < 상업예술 >을 비꼰 제목)를 내놓았다. 음악성은 물론 여론은 벌써 테이크원에게로 기울었다.


‘Underdogma’는 약자를 뜻하는 ‘Underdog’과 독단적 신념을 뜻하는 ‘Dogma’의 합성어로 본인의 심정을 제목으로 응축했다. 랩과 비트로 순간순간의 날카로움을 번득이기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전체적인 흐름을 살리며 끊임없이 난도질하는 스타일로 음악을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킨다. 2024년 국제적으로 화젯거리였던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의 싸움처럼 큰 파급력을 발휘하기에는 힘들어 보이지만 2025년 시작부터 국내 힙합 계통에 첫 이슈를 터뜨리는 중이다. 살짝은 무뎠지만 우선 첫 무는 제대로 썰었다.

임동엽(sidyiii3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