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타자의 첫 타석, 비록 빗맞은 공이지만 어찌 출루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꼬박 스무 해를 거슬러 당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3주간 지켜온 래퍼 스눕 독의 히트곡 ‘Drop It like It’s hot’이 떠오르는 소위 ‘똑딱 비트(Click Beat)’ 위로 객기와 응석 사이 위트를 가득 채운 가사, 그리고 재치와 유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안무를 더해 호기롭게 출사표를 내던졌다.
하나 이면의 한계가 선명하다. 요소마다 무게를 덜어내고 중독성 하나에 치중해 각인 효과를 겨냥하는 모습은 새로운 얼굴이 택하기에 퍽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처음 시장에 뛰어드는 대다수의 K팝 그룹이 해당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 속 킥플립만이 유독 기억에 남을만한 뚜렷한 변인이 부재하다. 다시 말해 여느 아이돌 그룹의 결과물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생긴 평범한 인상이 애써 준비한 갖가지 재료의 풍미를 가려 그 이상의 호기심이 피어나지 않는 상황. 음악과 장치 간 적절한 균형을 찾는 선구안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