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의 기원상 때론 신랄하고 난폭한 랩뮤직 월드에서 비켜난 줍에이는 ‘I’m in l but’과 ‘반복 (repeat)’같은 차분한 트랙들로 자신만의 영지를 늘리고 있다. 회화적 감수성의 부드러운 질감으로 버벌진트와 크루셜 스타 같은 선배들의 계보를 잇고 있는 젊은 감성 래퍼는 신곡 ‘생각이 나버렸어’에 그간 축적한 정체성을 투영했다.

담백하고 낭만적인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와 곳곳에 스며든 기타가 훌륭한 조연을 자처한다. 주연배우 줍에이는 아기자기했던 연애 시절을 회고하며 잠시 고독감에 빠져들다가 다시 그리움과 사랑을 외친다. 이십 대 후반 청년의 진솔한 고백과 멈추지 않고 돌고 도는 달콤씁쓸한 순환은 랩과 싱잉으로, 즉 그의 예술세계로 치환된다. 일기장을 담담히 읽어 내려가는 듯한 진솔함이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줍에이만의 완연한 개성을 다시금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