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국악 팝’의 완성이다. 국악 록 밴드 잠비나이부터 호랑이를 몰고 온 이날치, 옛 샤머니즘에 기반한 악단광칠, 종묘제례악과 전자음악을 연결한 해파리까지 개화파의 오랜 염원이 이뤄졌다. 새로운 등장 혹은 혁신과 같은 단어가 어색할 만한 부단한 노력의 성과, 그리고 전통을 지키며 현대적 변용을 꾀한 모든 이들의 꿈. 뜻밖에 인디음악 공장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로 새 거처를 정한 송소희가 이 난제에 음성만큼 쾌청한 해답을 내놓았다. 

짧은 영상의 입소문 마케팅도 주요했지만 사실 음악적 복선은 더 뚜렷했다. 작년 < 공중무용 >에서 날카롭게 벼린 융합 사운드가 ‘Not a dream’이라는 한 곡에 모였다. 북장단이 연상되는 드럼, 단출한 기타 반주와 분위기를 고조하는 현악기 구성, 여기 더해진 공감과 위로의 문장은 일반적 가요로서도 완연하다. 개성과 한국의 멋을 부여한 결정적 매개체는 송소희의 창(唱). 원하는 소리를 내기로 결정한 뒤 감정 분출이 후련하다. 성대가 아닌 마음에서 득음(得音)한 소리꾼의 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