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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Enough
턴스타일(Turnstile)
2025

by 염동교

2025.08.09

관객이 일제히 연단 위에 올라가 함께 노래하는 장관의 퍼포먼스를 연출한 2024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한국 공연 역사에 기록될 사건이었다. 광포한 무대 매너로 지축을 뒤흔드나 음원에선 무릇 정제된 프로덕션을 들려주는 턴스타일은 단체 관람과 개인 감상을 동시 포섭했다. 매끈한 하드코어 펑크(Punk)로 그러모은 인지도를 대형 무대의 난폭성으로 풀어내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4년 만의 스튜디오 앨범은 ‘Blackout’ ‘Holiday’, ‘Alien love call’ 같은 킬링 트랙의 전작 < Glow On > 속 대중적 하드코어에 세션 초빙과 실험적 편곡을 더했다. 특정 스타일의 틀에서 벗어나턴스타일표 웰메이드 로큰롤을 지향한 < Never Enough >은 주류 편입의 야심도 함의했다.


청량한 신시사이저에 기타 팝을 덧댄 ‘Never enough’ 1980년대 브리티시 록의 찰랑대는 징글 쟁글 사운드를 도입한 ‘I care’는 보편성을 향한 진취. 자기연민과 자포자기를 까발리는 ‘Look out for me’ 7분대의 러닝타임에 일렉트로니카와 슈게이즈로 변화무쌍하다. 선언과 선포 기치의 보컬 브렌단 예이츠가 활개 치는 ‘Dreaming’ ‘Dull’ 속 기존 매력도 유험하다.


이색적인 참여진이 다양성을 응집했다. 현시점 영국 재즈 신을 이끄는 샤바카 허칭스의 플루트는 질주하는 펑크 록 ‘Sunshower’을 중화하고 캐 머피(Kae Murphy)의 트럼펫이 돋보이는 ‘Dreaming’가 금관악기 기조를 이어갔다. 2025년 7월 23일 내한 공연을 펼친 개성파 인디 뮤지션 페이 웹스터가 목소리를 투영한 ‘Time is happening’ 등 여러 요소가 튀지 않고 한 덩어리 로큰롤로 뻗어나갔다.


미약한 국내 인지도로 인한 펜타포트 헤드라이닝 의문을 여지없이 불식시켰던 턴스타일은 < Never Enough > 앨범 아트 속 빈 하늘에 모싱과 슬램, 개인주의가 한데 어우러진 청중을 형상화한다. 이질적인 록 언어를 긁어모아 주조한 우주적 록뮤직은 창공의 아스라한 두 덩이 무지개처럼 모두를 포용한다.


-수록곡-
1. Never enough [추천]
2. Sole
3. I care [추천]
4. Dreaming
5. Light design
6. Dull
7. Sunshower [추천]
8. Look out for me [추천]
9. Ceiling
10. Seein’ stars
11. Birds
12. Slowdive
13. Time is happening
14. Magic man [추천]

염동교(ydk881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