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동의 시선은 서서히 이동해 왔다. ‘이끼’를 바라보던 시절엔 대상에 몰입했지만 시간이 흘러 그가 응시하는 곳은 자기 자신이다. ‘강변’에서 고독을 실어 나를 땐 친숙한 자연이 어느덧 배경으로 물러난 뒤였다. 그러다 오랜만에 눈에 밟힌 건 조그만 돌. 특별히 시인과 함께 작업한 노랫말엔 세심하게 마음을 들여다본 흔적이 역력하고, 비관을 끌어안는 애정 덕분에 선율이 따뜻하다. 늘 그의 음악 여정에 동행하는 싱어송라이터 복다진과 단편선 순간들 멤버의 연주도 탄탄하게 공간을 채운다.
각 요소를 떼어놓고 보면 온전하나 막상 한곳에 모이니 부자연스럽다. 도입부 가사와 멜로디의 만남에선 미묘한 부조화의 기류가 감돈다. 운율이 일정했던 다른 노래와는 달리 일부 단어가 길어져 발생한 균열이다. 목소리와 악기도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지지 못해 맞물리는 지점이 적다. 회고 속 어지러운 상념이 대변하는 울퉁불퉁한 인생. 각자의 만듦새가 훌륭해도 음악은 결국 합의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