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데뷔의 명분은 충분하다. 엔시티 127과 드림 두 팀에서 주축 보컬로 이미 입지를 굳힌 해찬에게 < Walk – The 6th Album >과 < Go Back To The Future > 이후의 공백기는 주체적인 아티스트로서의 자아 표출을 위해서도 딱 알맞은 시기였다. 다만 이러한 배경 속에서 뗀 첫발이 지극히 안전한 지대를 향했다는 점은 아쉽다. 어쿠스틱 기타 스트럼을 중심에 둔 구성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Like I love you’와 엔이알디의 ‘She wants to move’를 위시한 넵튠스 풍 프로덕션으로 정통을 충실히 따라간다.
SM표 데뷔작답게 과거의 유행을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솜씨는 여전하다. 허나 이렇게 꾸민 무대가 해찬의 섬세한 미성을 온전히 살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두 장기를 함께 드러내기 위해 랩의 비중을 늘린다는 선택도 집중력 분산을 거들었다. 앨범의 수록곡과 비교했을 때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트렌디한 사운드 면에서는 ‘Adrenaline’, 복고적인 스타일 면에서는 ‘Camera lights’가 앞서기 때문이다. 매력을 한껏 뽐내기엔 여러모로 호흡이 맞지 않았던 타이틀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