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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윤호(U-KNOW)
2025

by 박수석

2025.10.22

대화가 통하지 않는 보디랭귀지다. 하모니카 선율과 무거운 베이스 비트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힘겹게 말문을 연다. 아슬아슬하던 소통은 여전히 어색한 플로우의 래핑과 어정쩡한 후렴이 등장하며 불통으로 변모하고, 전체적인 힙합 분위기와 무관한 K팝의 클리셰적인 브릿지가 삽입되며 끝없는 혼란 속으로 빠진다. 모든 요소가 각자 제 할 말만 하며 따로 놀아 마치 서로 다른 음원을 겹쳐 재생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정돈되지 않은 음악적 구성은 이전 미니 앨범의 타이틀 ‘Vuja de’의 패착을 답습한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과거도 긍정 에너지로 돌파해 온 유노윤호이기에 다시 한번 정공법을 택했을 수는 있다. 허나 그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는 매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열정과 노력이 결국 진정성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변화 없이 되풀이되는 실수는 진심의 힘마저 갉아먹는다. 이제는 기억에 남는 밈(Meme)이 아니라 음악을 만들어야 할 때다.

박수석(pss1052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