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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goodbye
크랙샷(CRACKSHOT)
2025

by 박수석

2025.11.20

화려한 분장을 지우니 새로운 매력이 드러난다. 짙은 아이라인만큼이나 강렬한 에너지를 가진 글램 메탈 밴드 크랙샷이 전과 달리 서서히 감정을 끌어올린다. 무대를 초전 박살 내는 이들의 세트리스트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것이 유력하나 ‘Bye goodbye’를 단순한 템포 조절용 곡으로 생각하기엔 후반부의 폭발과 분출이 여전히 시원하다. 일본 대표 밴드 원 오크 록의 ‘完全感覺 Dreamer (완전감각 드리머)’가 떠오르는 사운드 테마와 이들의 조합 또한 낯설지만 어색하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얼터너티브’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모양새다.


네 멤버의 합은 강약 조절이 필요한 구성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대니리의 드럼과 싸이언의 베이스가 담백하게 기승전결의 틀을 만들고 윌리K의 기타는 절제된 톤으로 극적인 전개를 이끈다. 이처럼 악기가 뒤로 물러나니 보컬의 재발견이라는 의외의 수확도 따라왔다. 빈센트는 목이 쉬어라 ‘더 크게! 더 뜨겁게!’를 외치는 대신 힘과 서정성을 겸비한 목소리로 미래를 향한 희망을 쏟아낸다. 크랙샷의 음악은 머리뿐 아니라 마음까지 흔들 수 있다.

박수석(pss1052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