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심장, 플리의 새로운 솔로 커리어는 베이스를 잡기 전으로 회귀한다. 그곳에는 가족의 영향으로 트럼펫에 빠졌던 어린 시절이 있다. 재즈 펑크(Funk) 스타일의 7분이 넘는 곡은 지금의 위치를 만들어 준 베이스로 시작해 이를 발판 삼아 플루트와 트럼펫으로 서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수많은 악기가 소리를 쌓으며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몰입감을 높이고 비장한 감정선의 전달력을 높인다. 정제된 상태에서 모든 소리가 제자리를 잡은 후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드럼을 필두로 여러 구성 요소가 잼 세션처럼 변칙적인 리듬을 구사해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곡의 절반 정도를 지나면 날것에 가까운 보컬을 만날 수 있다. 날카로운 음색으로 외치는 가사는 목소리만큼이나 화가 난 듯하다. 혐오로 가득 찬 사회에 싫증이 난 소시민은 평화와 사랑을 위해 살아가라고 소리친다. 해결책은 없다고 말하지만 본인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한바탕 휘몰아치던 노래가 끝나고 호소가 닿는 순간 반복하던 ‘civil war’는 ‘save the world’로 바뀌어서 들린다. 그의 항변(plea)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기를 바랄 뿐이다.

